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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아파도 쇼는 해야지” 약먹고 투입된 돌고래, 4일 만에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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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거제씨월드 큰돌고래들./핫핑크돌핀스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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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거제씨월드에서 폐사한 큰돌고래 ‘노바’가 대장 질환으로 치료중에도 죽기 직전까지 약을 먹으며 강제로 쇼에 투입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17일 동물단체 ‘핫핑크돌핀스’와 윤미향 무소속 의원은 국회에서 거제씨월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월 큰돌고래들의 죽음은 거제씨월드의 동물 학대에 의한 치사가 명백하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거제씨월드의 돌고래 ‘줄라이’와 ‘노바’는 각각 2월25일과 28일에 폐사했다. 줄라이의 사인은 생성 대장균성 패혈증, 노바의 사인은 장꼬임에 의한 쇼크다.

핫핑크돌핀스 측에 따르면 거제 씨월드 측은 2월 내내 장 질환에 시달리며 때로는 쇼를 거부하기도 했던 돌고래 노바를 2월24일까지 쇼에 투입했다. 결국 노바는 4일 후인 28일 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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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씨월드 큰돌고래들./핫핑크돌핀스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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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의 노바 부검소견서에는 노바가 죽기 전 수조 내부를 들이받아 부리 끝에 찢어진 상처가 났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동물단체에서는 노바가 스트레스로 인해 수조에 머리를 들이박는 이상행동을 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큰돌고래의 수명은 약 30년이지만, 폐사 당시 줄라이와 노바는 비교적 어린 나이인 18세, 14세였다.

이 단체는 이번 사건에 대해 “치료 중인 아픈 돌고래까지 쇼에 투입했다가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라며 “윤미향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두 사망 돌고래의 부검소견서와 의무기록부 및 돌고래쇼 투입 일지에서 이 같은 주장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노바는 지난해 12월부터 설사와 거품 대변 등 대장 질환을 앓았다. 지난 2월에는 구토, 설사 등에 시달려 수의사의 투약 처치를 받았다. 노바의 건강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지만 돌고래쇼는 계속됐고, 이 과정에서 장에 무리가 가는 동작을 반복적으로 취했다는 게 동물단체 주장이다.

또 같은달 폐사한 줄라이 역시 지난 1월부터 정맥염에 시달려왔고, 2월부터는 구토와 설사 등 노바와 동일한 대장 질환을 앓다가 폐사했다.

단체는 “이는 동물원수족관법 제15조와 야생생물법 제8조 위반, 즉 동물학대로 인한 죽음에 이르게 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치료 중인 돌고래를 무리하게 공연에 동원한 ‘학대행위’로 인해 질병이 악화했다”며 결국 이 같은 행위가 돌고래 죽음의 원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경상남도청은 두 돌고래 죽음과 관련하여 거제씨월드의 영업을 즉각 중단시키고 학대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수족관 허가를 취소하라”며 “행정이 제 역할을 하지 않는다면 거제씨월드의 동물학대와 돌고래 사망 사건을 직접 경찰에 고발해 법적 처벌을 받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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