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선서 55% 득표, 친러 후보 꺾어
마이아 산두 몰도바 대통령이 지난 3일(현지시각) 몰도바 치시나우에서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 예비 결과를 지지자들과 축하하며, 꽃다발을 들고 미소 짓고 있다.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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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소련에 속했던 동유럽 국가 몰도바 대선에서 친(親)서방 성향의 마이아 산두 현직 대통령이 승리했다. 4일 몰도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실시된 대선 2차 투표의 개표가 99% 진행된 가운데 산두 대통령은 55% 득표율로 승리를 확정 지었다. 친러시아 성향 알렉산드르 스토야노글로 전 검찰총장은 45% 득표율을 기록했다.
산두는 1972년 몰도바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에서 태어났다. 몰도바 경제 연구 아카데미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2010년 미국 하버드대 존 F. 케네디 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이후 약 2년간 세계은행 전무이사로 활동했다.
정계에 입문한 건 2012년 교육부 장관직을 맡으면서부터다. 2016년 대통령 선거에도 출마했으나 결선 투표에서 친러시아 성향 이고르 도돈에게 패했다. 2020년 도돈과 다시 맞붙은 산두는 결선 투표에서 58%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몰도바의 첫 여성 대통령이 됐다. 2022년 몰도바의 EU 가입을 신청하는 등 러시아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정책을 폈다. AP는 “급격한 친서방 행보가 러시아를 자극해 양국 관계를 상당히 악화시켰다”고 했다.
산두는 당초 이번 선거에서 낙승이 예상됐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몰도바의 경제난이 심각해지면서 지지율이 흔들려 스토야노글로와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지난달 대선 1차 투표에서 산두는 약 42%의 득표율로 1위에 올랐지만 과반 득표에는 실패해 결선 투표를 하게 됐다.
산두 측은 스토야노글로의 약진이 러시아의 선거 개입 때문이라고 주장해왔다. 선거 승리 연설에서도 “몰도바는 더러운 돈, 불법적인 표 매수, 범죄 조직의 선거 방해 등 전례 없는 공격을 받았다”고 했다. 산두 측은 러시아가 친러 사업가 일란 쇼르를 통해 최대 30만명의 유권자에게 금품을 살포하고 허위 정보를 유포해 선거를 방해했다고 주장해왔다. 같은 소련 출신 국가인 조지아에서도 지난달 26일 총선에서 친러시아 성향 집권당이 야당 연합에 승리해 러시아의 선거 개입 의혹은 더욱 확대됐다.
내년 총선에서 친러시아 성향 정당이 승리할 경우 정국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몰도바 싱크탱크 ‘워치도그’의 발레리우 파샤 이사는 “러시아가 내년 선거에서 의회를 장악하면 몰도바를 우크라이나 침공의 교두보로 사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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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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