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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미사 중 흉기피습 호주주교, 16세 가해자 용서…"너는 내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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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충돌했던 교인들에겐 "법 준수하라" 당부

연합뉴스

흉기 난동 현장 감시하는 호주 경찰
지난 15일(현지시간)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호주 시드니 교외 교회 앞에서 현지 경찰이 삼엄한 경비를 서고 있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시드니의 한 아시리아 동방교회에서 미사 도중 흉기에 피습된 교회 주교가 16세 가해자를 용서한다고 말했다.

18일(현지시간) 호주 AAP통신 등에 따르면 미사 집전 중 흉기로 공격당한 마리 에마뉘엘 주교는 전날 오디오 메시지를 통해 자신은 잘 지내고 있으며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주교는 가해자를 향해 "나는 이런 행동을 한 사람을 용서한다"며 "너는 내 아들이고 사랑하며 항상 너를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일을 하도록 보낸 사람들도 용서한다"고 덧붙였다.

에마뉘엘 주교는 또 이번 사건 이후 교회로 몰려와 경찰과 충돌했던 교인들에게 법을 준수하라며 "주 예수님은 우리에게 싸우라고 가르치지 않았으니 여러분도 그리스도처럼 행동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 15일 오후 7시께 시드니 남서부의 한 아시리아 동방교회에 검은색 옷을 입은 16세 소년이 흉기를 들고 나타나 미사를 집전하던 주교를 여러 차례 공격했다. 또 이를 말리려는 교회 신부와 신도들을 공격했다.

당시 미사는 온라인으로 생중계되고 있어서 흉기 난동 장면도 그대로 중계됐다. 이에 흥분한 교인 등 500여명이 범인에게 보복하겠다며 교회 앞으로 몰려왔고, 이를 막아서는 경찰과 충돌, 경찰 다수가 다치고 경찰 차량 20대가 파손됐다.

이런 가운데 뉴사우스웨일스(NSW)주 경찰은 가해자 소년이 주교를 공격하기 전 아랍어로 "그가 내 예언자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면 나는 여기에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 것 등을 근거로 이번 사건을 종교적 동기에 따른 '테러'로 규정했다.

무슬림들은 이슬람교 창시자인 무함마드를 '예언자'라고 부른다. 에마뉘엘 주교는 공개 설교에서 이슬람과 무함마드를 여러 차례 비판한 바 있다.

이에 시드니 내 레바논 무슬림 커뮤니티 지도자인 자말 리피는 가해자의 어머니와 대화했다며 소년이 이번 일을 후회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호주 교회 흉기 난동
15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의 한 아시리아 동방교회 미사 도중 검은 옷을 입은 남성이 집전 중인 마리 에마뉘엘 주교를 향해 달려들고 있다. 당시 미사는 온라인을 통해 생중계 중이어서 범행 장면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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