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1 (수)

멤버십 58% 올린 쿠팡, 해지 방어에 쩔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쿠팡 본사 모습. 한겨레 자료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와우 멤버십 회원에게는 할인·할인·할인….’



총선이 끝나자마자 유료 회원인 와우 멤버십 월 회비를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 넘게 인상한 쿠팡이 ‘회원 누수’를 막기 위해 계속해서 유인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알리·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의 공세와 더불어 국내 이커머스들이 앞다퉈 멤버십 가격 인하·당일배송 강화에 나서면서 쿠팡의 ‘록인 전략’이 먹힐지는 미지수다.



18일 쿠팡은 보도자료를 내어 “쿠팡 와우 카드 가입자에게 주는 쿠팡·쿠팡이츠·쿠팡플레이 스토어 결제 시 최대 4% 적립 혜택을 내년 10월까지로 1년 연장한다”며 “매달 롯데시네마 할인권 4종도 지급한다”고 밝혔다. 롯데시네마 할인권 4종은 1만원에 영화를 볼 수 있는 예매권 6장과 영화 50% 할인권 2장, 팝콘 3천원 구매권 2장, 매점 콤보세트 2천원 할인권 6장 등으로 구성된다.



얼핏 보면 와우 멤버십 회원 전체에 대한 내용처럼 보이지만, 이는 쿠팡이 케이비(KB)국민카드와 손잡고 작년 10월 출시한 ‘쿠팡 와우 카드’ 가입자에게만 제공되는 혜택이다.



쿠팡은 또 이날 나이키, 크록스, 베이직하우스 등 패션 브랜드의 1만8천개에 이르는 아이템을 최대 80% 할인가에 선보이는 ‘데일리웨어 빅세일’을 오는 21일까지 진행한다며 “와우회원은 무제한 무료배송·반품 혜택으로 비용 걱정 없이 입어보는 패션이 가능하다”고 홍보했다. 하루 전에도 쿠팡은 와우회원을 대상으로 건강식품, 두유세트, 홍삼 등을 최대 78% 할인하는 ‘가정의달 식품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알렸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냉담한 편이다. 쿠팡 와우 멤버십 회원을 1년 넘게 유지 중이라는 정아무개씨는 “월 회비를 60% 가까이 올리면서 내놓은 혜택이라는 게 고작 건강식품·패션제품 할인이냐”며 “와우 카드 가입자에게 주는 혜택은 다른 커머스의 제휴 카드나 통신사 할인 혜택에 견줘 크게 나을 바가 없어 보여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쿠팡이 ‘해지 방어’에 나서기 위해 내놓는 혜택들이 경쟁 업체의 ‘쿠팡 탈퇴 회원 잡기’ 전략에 견줘 미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쿠팡의 최대 경쟁자인 네이버는 이날 ‘도착보장’ 상품의 당일·일요일 배송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앞서 향후 3개월간 유료 멤버십인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무료’ 프로모션을 내놓은 데 이어 쿠팡이 자랑하는 ‘당일배송 시스템’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한겨레

네이버가 3개월 멤버십 무료 전략에 이어 당일·일요일 배송을 서울·수도권에서 먼저 시작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네이버는 구매자들의 배송 수요가 많은 생필품·패션상품을 중심으로 당일 오전 11시까지 주문하면 오늘 도착을 보장한다. 서울·수도권에서 먼저 시작하되, 내년에는 전국 권역으로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또 도착보장 상품을 토요일에 주문해도 일요일에 받을 수 있는 일요배송도 서울·수도권에서 함께 시작한다.



여기에 더해 네이버는 도착보장 판매자를 대상으로, 무료교환·반품 배송비를 보상해주는 보험 서비스인 ‘반품안심케어’ 이용료도 지원한다. 구매자를 넘어서 판매자의 반품·교환 배송비 부담까지 줄여주겠다는 취지다.



세계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인 아마존 역시 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무료배송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이날 아마존은 모바일앱과 누리집 첫 화면에 ‘총 결제금액이 49달러(약 6만8천원) 이상이면 무료 배송해준다’는 내용을 공지했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가 멤버십 3개월 무료 전략에 이어 당일·일요일 배송을 들고나온 것은 쿠팡의 누수 고객을 끌어들이겠다는 선언”이라며 “쿠팡은 알·테·쉬에 이어 미국 아마존까지 상대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는데, 60% 가까운 가격 인상 폭을 고려하면 현재 내놓고 있는 마케팅 전략은 시장을 방어하기엔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권력에 타협하지 않는 언론, 한겨레 [후원하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기획] 누구나 한번은 1인가구가 된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