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각) 가자지구 칸유니스에서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무너진 거리를 지나 두 소년이 물을 운반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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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자국 영토를 보복 공격한 이란에 대한 반격을 주장해 국제적 관심이 이 문제에 쏠리는 사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의 필립 라자리니 집행위원장은 1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 참석해 이스라엘이 구호품 전달을 가로막고 이 기구의 인도 지원 활동을 중단시키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전역에서 인간이 만든 기근이 늘어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는 제1차 중동전쟁(1948년 5월~1949년 3월)으로 팔레스타인 난민이 대량 발생하자 1949년 12월 유엔 총회 결의를 통해 설립됐으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는 최대 유엔 기구다. 지난해 10월7일 시작된 가자 전쟁 이후에도 가자지구 구호 활동을 하고 있는 핵심적 단체다.
라자리니 위원장은 “바로 국경 건너에는 음식과 깨끗한 물이 기다리고 있는데, (가자 지구) 북부에서는 아기와 어린이들이 영양실조와 탈수로 죽어 나가기 시작했다”라며 “하지만 구호품을 전달해 생명을 구하려는 활동이 (이스라엘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3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가자 지구에 있는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 창고 밖에서 구호품을 받으려고 기다리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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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그동안 이 기구의 활동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불만을 제기해왔다. 특히 지난 1월에는 이 유엔 기구 소속 직원 1만3천명 가운데 12명이 지난해 10월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에 연루됐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의 의혹 제기 뒤 미국과 프랑스 등 세계 10여개국이 이 기구에 대한 지원을 중단했다. 그러나, 라자리니 위원장은 하마스와 연루돼 있다는 혐의를 받는 직원들을 해고하고 내부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한 뒤 스웨덴과 캐나다, 유럽연합(EU), 일본 등이 지원을 재개했다.
이스라엘이 이 기구를 향한 불신을 감추지 않고 있는 가운데, 유엔은 물론 미국도 이 기구가 가자 지구의 인도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없어서는 안 될 역할”을 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이 기구의 활동에 대한 제한을 해제해줄 것을 촉구했다. 로버트 우드 주유엔 미국 부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미국은 (가자지구의) 심각한 식량 위기와 당면한 기근의 위기에 대해 대해서 깊이 염려한다.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아주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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