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1 (수)

반격 위협으로 긴장 고조하는 이스라엘…“가자 인도지원 압력 줄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공격으로 국제적 관심이 쏠린 17일 팔레스타인 난민 140만명이 몰려 있는 가자지구 라파흐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에서 주민들이 구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방의 만류에도 이스라엘이 자국 영토를 보복 공격한 이란에 반격을 하겠다고 거듭 위협하며, 중동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런 긴장 고조만으로도 가자 전쟁 비판 여론을 돌리는 등 상당한 외교적인 효과를 얻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교장관은 이스라엘을 방문한 17일 비비시(BBC) 방송에 “이스라엘이 결정을 내리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며 “우리는 그들이 가능한 한 상황 격화를 적게 하는 방식으로 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캐머런 장관은 이스라엘의 군사적 보복이 불가피하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한 최초의 외국 정치인이라고 영국 가디언은 지적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자국을 방문한 캐머런 장관과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교장관을 만난 뒤 이란에 대한 반격과 관련해 “우리 스스로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이스라엘 국가는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무엇이든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미국 등 서방의 자제 요구에도 반격 의지를 반복해 드러내면서 그 실행 여부와 상관없이 정치·외교적 효과를 이미 거두고 있다.



이스라엘은 서방의 비난이 이란으로 쏠린 사이 팔레스타인 최남부 가자지구 라파흐를 공격할 무기와 병력을 배치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전체 인구 230여만명의 절반이 넘는 140만명이 몰려 있는 라파흐에 대한 지상공격을 놓고 국제사회의 비난에 주춤해 있었다. 이스라엘 일간 마아리브는 이날 대포와 장갑차들이 가자지구 주변에 추가 배치돼, 라파흐에 대한 지상공격이 준비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수십만명의 난민 발생을 염두에 두고 4만개의 텐트를 구매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라파흐 공격을 실행하면 생길 난민을 수용할 텐트다. 이스라엘은 전날 밤 라파흐에 대한 공습을 다시 벌였다.



벌써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늘리라는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적 압력이 이미 줄어들었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위기도 심화되고 있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의 필리프 라차리니 집행위원장은 1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 참석해 이스라엘이 구호품 전달을 가로막고 이 기구의 인도 지원 활동을 중단시키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바로 (가자지구) 경계 건너에는 음식과 깨끗한 물이 기다리고 있는데, (가자지구) 북부에서는 아기와 어린이들이 영양실조와 탈수로 죽어나가기 시작했다”며 “하지만 구호품을 전달해 생명을 구하려는 활동이 (이스라엘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주적인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도 논의되고 있다. 캐머런 장관은 18일 이탈리아 카프리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의에서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가 논의의 초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이미 이란의 석유 수출을 추가 제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로 이란과 주변 아랍 국가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는 것도 이스라엘엔 이득이다. 이란의 보복 공격 때 요르단이 이란 미사일과 드론을 요격하는 데 참가해, 이란과 요르단 사이 긴장이 커졌다. 이스라엘도 이런 외교적 효과를 극대화하려고 반격 실행 여부와 상관없이 반격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노지원 기자 Egil@hani.co.kr



▶▶권력에 타협하지 않는 언론, 한겨레 [후원하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기획] 누구나 한번은 1인가구가 된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