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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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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일까’ ‘그래’... 파주 호텔 사망 사건, 금전 노린 계획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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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18일 경기북부경찰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김도형 경기북부경찰청장과 경찰 관계자들. /경기북부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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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A:“죽일까” 남성 B: “그래”

지난 10일 경기 파주시의 한 호텔에서 20대 남녀 4명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 친구 사이인 남성 2명이 서로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이다. 경찰은 남성들이 피해 여성 2명을 호텔로 유인해 살해한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또 남성들의 경제 상황을 미뤄봤을 때 금품을 목적으로 벌인 계획 범죄로 보고 있다.

김도형 경기북부경찰청장은 18일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숨진 남성들의 금전 거래 내역과 주변인 조사를 통해 이들이 부채가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다”며 “정확한 액수는 지속해 파악중”이라고 밝혔다. 김 청장은 또 “금전적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지만, 이를 뒷받침할 명확한 증거는 피의자가 모두 사망해 명확하지 않고 조사가 더 필요한 상태”라고 했다.

이 사건은 지난 10일 파주시 야당동의 한 호텔에서 발생했다. 이날 오전 10시 35분쯤 20대 남성 2명이 호텔 밖으로 투신해 숨졌다. 이 남성들은 지난 8일부터 사흘간 21층 객실에서 묵고 있었는데, 이 방에선 타살 정황이 있는 여성 2명의 시신이 발견됐다. 여성들은 손목과 목 부분이 케이블타이로 묶여있었고, 입은 청테이프로 막혀있었다. 이들은 케이블타이에 의해 목 졸림을 당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 결과, 남성들은 지난 8일 여성들이 호텔에 오기 전 미리 살해 도구인 케이블타이를 준비한 사실이 확인됐다. 또 남성들의 휴대전화를 디지털포렌식한 결과, 이들은 ‘사람 기절’ ‘백초크(뒤에서 목을 조르는 것) 기절’ ‘자살’ 등의 단어를 검색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남성들은 평소 알고 지내던 피해 여성 A씨에게 “가상화폐로 돈을 많이 벌었으니 같이 놀자”고 메시지를 보내 호텔로 유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성 B씨는 텔레그램 채널 구인·구직 채팅방에 ‘여딜러나 여서빙 모집한다’는 글을 올린 후 답변이 오자, “호텔로 오라”고 해 객실로 불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들이 여성들을 제압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점에는 메신저를 통해 서로 ‘죽일까’, ‘그래’라는 문답이 오간 내용도 발견됐다.

이 남성들은 숨진 여성 B씨의 지인에게 연락해 D씨인 척을하며 돈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들의 범행 동기가 금전적 이유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경찰은 남성들이 특별한 직업이 없었고 경제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에 놓여있던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이미 지난 9일 실종신고가 접수된 A씨를 찾아 사건 당일 호텔 객실에 찾아왔고, 남성들은 경찰이 CCTV를 확인하러 간 사이 창밖으로 몸을 던졌다.

[김수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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