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2 (목)

“내가 배달시킨 걸로 X먹고 살잖아”… 벤츠男, 라이더에 폭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일보

차에서 내려 라이더에게 폭언하고 있는 운전자 모습. /한문철 유튜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골목길에서 한 벤츠 차주가 배달 라이더에게 “내가 배달시킨 걸로 X먹고 살잖아” 등 폭언을 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배달 라이더 A씨의 예비신부는 지난 16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 “너무 억울하고 화가 난다”며 일주일 전 한 골목길에서 촬영된 블랙박스 영상을 제보했다.

이를 보면, A씨는 골목길을 지나가던 중 흰색 벤츠 차량을 마주했다. 골목길은 양옆으로 차들이 주차돼 있어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만큼 좁았다. 시속 30㎞의 속도로 주행 중이던 A씨는 전방에서 벤츠 차량이 골목으로 진입하는 것을 보고 옆으로 빠져주기 위해 속도를 줄였다.

벤츠 차주의 폭언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창문을 내려 욕설하더니, 급기야 내려서 “법이 없어서 너희 같은 XXX들 차로 밀어버릴 수 있으면 좋겠다” “눈X을 파겠다” 등의 말을 이어갔다. “평생 배달이나 해 X먹고 살아라” “내가 배달시키면 니들 그 돈 갖고 X먹고 살잖아” “너 같은 XX들 때문에 사회발전이 없어” “거지XX” 등 라이더 직업 자체를 비하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사건을 제보한 예비신부는 “형사 고소가 가능한지 알아보니 경찰은 이런 상황이 흔하다는 식으로 말했다”며 “모욕죄 성립도 안 된다고 해 예비신랑이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한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모욕죄가 성립하기 위해선 불특정 다수가 보는 앞에서 벌어지는 등 공연성 요건이 충족되어야 하는데, 당시 폭언이 벌어진 골목에는 벤츠 차주와 라이더 두 사람밖에 없었다.

블랙박스를 접한 대부분 네티즌은 벤츠 차주를 비난했다. “평소 갖고 있던 화를 배달원에게 푸는 것 같다” “예비신부는 눈물 났겠다” 등이다. 일부는 A씨가 골목길에서 다소 빠르게 달렸다고 지적하면서도, 벤츠 차주의 폭언은 부당하다는 의견을 남겼다.

한문철 변호사 역시 “여태껏 9만~10만 개 가까운 블랙박스 영상을 봤는데 이렇게 저질인 사람은 처음 봤다”며 “입이 시궁창”이라고 놀란 듯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2022년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소화물배송대행서비스사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6개월 간 배달 종사자 10명 중 4.3명은 교통사고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은 ‘상대 운전자의 미숙 또는 부주의’가 41.4%로, ‘배달을 많이 하기 위한 무리한 운전’(32.2%)보다 많았다. 실제로 라이더들이 음주 운전, 난폭 운전, 신호위반 차량 등과 충돌해 다치거나 숨지는 사례가 종종 전해진다. 지난 2월엔 20대 여성 DJ가 술을 마시고 벤츠 차량을 몰다 배달 기사를 숨지게 한 사건도 있었다 .

[박선민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