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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한미일 재무 “원-엔화 평가절하에 우려”… 中겨냥 “과잉생산 피해극복 공조”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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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국 재무장관 첫 공동선언문 채택

美, 시장개입 메시지 동참 이례적

“금융-외환시장 협력 중요한 진전”

동아일보

한미일 ‘3각 협력’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가운데),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이 17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재무부 청사에서 한미일 재무장관 회의가 시작되기 전에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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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강달러 흐름이 거센 가운데 한미일 3국 재무장관이 원화와 엔화 가치의 급격한 하락에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처음으로 공동선언문을 채택한 3국 재무장관은 중국의 과잉생산 문제를 지적하면서 대중 압박에서도 공동 전선을 펼쳤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17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최초로 채택했다. 이들은 “기존 주요 20개국(G20)의 약속에 따라 외환시장 진전 상황에 대해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며 “최근 엔화와 원화의 급격한 평가절하에 대한 일본과 한국의 심각한 우려(serious concerns)를 인지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지난해 8월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로 열렸다. 이 자리에서 최근의 경제·금융 상황을 논의하면서 급격한 환율 변동 문제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강달러 흐름 속에 원-달러 환율은 16일 장중 1400원까지 오른 바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환율 등의 시장 가격 결정에 개입하는 것을 꺼리는 미국이 이번 메시지에 동참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일로 평가하고 있다. 한일 양국은 회의 직전까지 미국 측과 이 같은 문구를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역시 과도한 강달러 흐름이 주변국들에 부담을 주는 상황이 달갑지만은 않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정부 관계자는 “금융·외환 시장과 관련해 3국 간에 협력 메시지가 나왔다는 것은 중요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미국이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중국의 과잉생산 문제도 의제에 올랐다. 3국 재무장관은 “공급망 취약성, 핵심 부문의 경제적 강압과 과잉생산 등 다른 국가의 비시장 경제 관행이 우리 경제에 미칠 수 있는 피해를 극복하기 위한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중국을 직접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을 겨냥한 3국 공조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부동산과 내수 경기가 침체된 중국이 값싼 자국산 제품을 해외로 밀어내 각국의 산업기반을 위협하는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한국에서도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점유율이 최근 급증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최 부총리는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제5차 우크라이나 지원회의에 참석해 한국이 2억 달러(약 2700억 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포함해 올해 우크라이나에 3억 달러 이상을 집행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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