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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김정은 정권, 경제난에도 잦은 열병식...의도는 ‘무기 수출 홍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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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난해 2월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인민군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이 공개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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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많은 비용이 드는 열병식을 더 자주 개최하는 데는 해외 수출을 위한 ‘홍보전’ 성격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희대 정치학과 박사과정의 장양규씨는 한국국방연구원이 지난 15일 발간한 국방정책연구 143호에 실린 ‘김정은 정권의 열병식 변화와 확대 의도’란 논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북한은 지난해 2월 8일, 7월 27일과 9월 8일 세 차례에 걸쳐 열병식을 개최했다. 한 번 열병식을 하는 데는 북한 예산의 10분의 1을 초과하는 4000억원 가량이 들기 때문에 한 해 세 번이나 열병식을 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논문은 김일성 정권 때 연평균 0.4회에 불과했던 열병식 개최가 김정일 정권에서 연평균 0.7회로 늘었고 김정은 정권 들어 더욱 잦아졌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집권 초기인 2012년부터 2019년까지는 8년 동안 7번의 열병식을 개최해 연평균 0.9회였다. 그런데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는 4년 만에 7번을 개최해 연평균 1.75회로 약 2배 증가했다.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기념해 2020년 10월 10일 열린 열병식부터는 야간 열병식과 전투기를 동원한 화려한 에어쇼, 수많은 불꽃놀이 등 더욱 많은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 대북제재 극복을 위해 김정은이 ‘경제’를 강조하고 있는 상황과는 모순된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장씨는 논문에서 “열병식은 중동 및 러시아와 불법무기거래를 더 활발히 할 수 있도록 무기를 홍보하여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의 무기 거래가 복원된 지난해에 열병식을 3차례 기획한 것은 “러시아와 협력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한 전략적 의도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그 근거로 그는 북한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6월 열린 당 중앙위 5차 전원회의에서 “무기 생산 공정의 현대화”를 지시하며 무기 양산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을 제시했다. 또 북한이 지난해 2월 건군절 75주년 열병식에서 러시아가 쓰는 3중 도색과 소련 무기를 노출하고, 대미 적대 메시지를 쏟아낸 것도 러시아에 보내는 메시지라고 봤다.

실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7월 27일 전승절 열병식 하루 전 러시아 군사대표단을 이끌고 방북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 ‘무장장비전시회-2023′을 관람하며 직접 신무기를 소개했다. 지난해 8월에는 무기공장 시찰을 하면서 ‘국방경제사업’이라는 용어도 사용했다.

러시아 대표단이 열병식에 참석한 이후 북한 나진항에서 러시아로 컨테이너 약 5000대가 옮겨졌는데 여기 포탄이 적재돼 있다고 가정할 경우 150~250만 발로 예상된다. 이 정도의 포탄을 수출했을 경우 북한은 100만 발당 약 3억~6억 달러의 수입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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