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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음주운전해도 안 걸린다? 알코올 없이 취한다는 도수 0% 술,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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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알코올 0%지만, 알딸딸한 느낌을 내는 술 센티아. /센티아가바스피릿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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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면 취하긴 하지만, 알코올이 전혀 함유되어 있지 않은 술이 영국에서 개발됐다. 술을 마셨을 때 숙취 없이 알딸딸한 느낌만을 즐길 수 있어 좋다는 반응이 있는 한편, 혈중알코올농도만을 기준으로 단속되는 국내 음주운전 등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알코올 도수 0%에도 취하는 이 술은 영국 런던 임파리얼칼리지 신경정신약리학과 데이비드 넛 교수가 2016년부터 개발에 착수, 2021년 출시했다. 알코올 대신 여러 식물 성분을 조합, 취할 때 자극되는 뇌 부위 가바(GABA)를 활성화하는 원리다. 구체적인 배합 비율 등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성분란에 목련·오렌지 껍질·인삼·로즈마리·나이지리아 생각·쑥 등 12가지 재료가 나와 있다.

알코올이 아예 포함되어 있지 않아 다음날 두통, 메스꺼움, 현기증 등의 숙취가 발생하지도 않는다고 넛 교수는 설명한다. 통상 숙취는 알코올이 분해되면서 생성되는 독소인 아세트알데히드에 의해 유발되는데, 센티아는 단지 여러 식물 성분만을 조합했기 때문이다. 와인 한잔 정도 분량만 마셔도 알딸딸함을 느낄 수 있으나, 술기운은 약 45분 정도로 오래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다른 무알코올 음료와 마찬가지로 임신 중이거나 모유 수유 중인 사람은 마셔서는 안 된다.

영국 공식 홈페이지에서 500㎖ 29파운드(약 5만원), 200㎖ 16파운드(약 2만7000원)에 각각 판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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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티아 술 리뷰 영상들.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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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유튜브 등을 보면, 이 같은 술에 대한 후기 영상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해외는 물론, 최근엔 국내에서도 리뷰가 올라오는 중이다.

반응은 다양했다. ‘실제 술을 마신 것처럼 몽롱하다’는 후기가 있는 반면, ‘아무런 느낌이 나지 않는다’는 반응도 있었다. 유튜버 ‘주정뱅이 김수월’은 지난 6일 올린 영상에서 센티아를 시음한 뒤 “딱히 저한테는 효과가 없었다”고 했다.

맛은 대체로 후추 등과 같은 매운 향이 있다는 반응이 많았다. 비디오 리포터 필 조세는 데일리메일에 “타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이게 알코올 때문이 아니라 후추 같은 재료에 의한 느낌 같다”고 했다.

국내 온라인상에선 ‘알코올은 없지만 취하는 술’의 위험성에 대해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특히 혈중알코올농도를 기준으로만 음주운전을 단속하는 국내에서 악용될 우려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센티아를 마신 뒤 휴대용 음주측정기로 검사하면, 혈중알코올농도가 0.000%으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교통안전 관계자 역시 “약물로 인정되지 않는다면 별도 처벌 규정이 없어 처벌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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