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4 (토)

[3高 신음하는 한국경제]경기 침체 비관 전망 짙어져… 외부 변수 리스크 상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비즈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코로나19가 걷히고 우리나라 경제는 갈피를 잡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올해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안고 시작했지만 고금리·고물가·고유가 3高 현상이 지속되면서 내수 회복의 온기를 좀처럼 체감하기 어려워졌다.

<관련기사 2·3면>

대내적으로는 경기 침체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우려가 꺼지지 않고 있으며,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내수 부진으로 경제 자영업자의 시름은 더 깊어지며 상황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2년 넘게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달 중순에는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습하며 유가가 흔들렸다. 이때 원·달러 환율도 1400원을 터치하며 불안감을 키웠다.

정부는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잠재우기 위해 비상대응체계를 강화하고 나섰지만, 전문가들은 고유가 현상이나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지연 등의 외부 변수는 정부가 현실적으로 당장 해결하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소비자 물가 또한 두 달째 3%대에서 머물고 있다. 수입물가의 경우 시차를 두고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데 국제 유가의 상승으로 물가 불안을 자극하고 있다. 유가의 상승 폭이 제한적이라도 해도 올 여름까지는 3%대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짙어지고 있다.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는 3高 현상으로 인한 경제 흐름과 물가 압력 등 대내외적 리스크 영향에 대해 알아봤다.

◆소비자 물가 올리는 요인 줄줄이…상반기까지 상승 지속

먼저 소비자 물가는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안정화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4월 경제상황 평가 보고서를 통해 “근원물가 상승률은 당초 예상대로 완만하게 둔화되고 있지만, 소비자 물가 상승은 유가·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둔화 흐름이 주춤한 모습이다”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2022년 5.1%, 지난해 3.6%를 기록한 후 올해 들어와 2.8%대로 낮아졌지만 2월부터 다시 3.1%로 상승하며 둔화 흐름이 더딘 모양새다.

연간 물가상승률 역시 지정학적 리스크, 농산물가격 추이, 국내외 경기흐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생활물가를 오르게 하는 요인들도 계속 나온다. 식품·외식기업들의 제품이 도미노 인상 가능성이 편의점에서 접수하는 택배비도 다음 달부터 50원 올라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1400원 찍은 원·달러 환율, 유가 상승하면 더 오를 수도

원·달러 환율 상승도 물가 부담을 키우고 있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습한 이달 16일에는 원·달러 환율이 1400원까지 찍었다. 1400원까지 오른 건 역대 네 번째로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미국발 고강도의 긴축 때였다.

이번 달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배당 송금 수요가 있어 원화가 약세화되는 요인이 더한 상태다. 중동 전쟁은 글로벌 안전 자산 심리를 자극하는데 이는 단기적으로 외국인의 자금 이탈을 야기한다. 실제로 지난주에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가 이어져 환율 변동성은 여타 통화대비 큰 폭으로 확대됐다.

달러 강세 압력이 지속되면서 올해 안에 1200원 환율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내수 부진이 심화되는 것을 경계하고, 고용 둔화 압력이 확대에도 농산물 가격 불안과 미국 기준금리 인하 지연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이 금융환경을 제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견고한 펀더멘탈에 기반한 강 달러가 지속돼 연내 원·달러 환율 1200원 도달은 어려울 전망이지만, 2분기 중 고점이 확인된다는 기대는 유효하다”면서 “1400원대에 머물렀던 2022년 하반기에는 대외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팽배하고, 무역적자가 연일 확대됐던 시기로 비미국의 경기가 회복하는 현재와는 달리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지정학 리스크 확대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상승한다면 환율은 1400원을 넘을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제 유가가 100달러까지 레벨을 높인다면 원·달러 환율은 전고점인 1440원 선에서 2차 상단 테스트를 할 수 있다”면서도 “유가가 오르더라도 일시적으로 상승한 뒤 반락할 것이란 점과 외환시장 안정화를 위한 당국의 개입을 고려하면 1440원 돌파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세계비즈

소비자물가 및 근원물가 상승률, 소비자물가 상승률 및 기여도, 농산물가격 상승률. 한국은행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원유 수입국 한국, 에너지 의존도 높아 유가 변동에 민감

이런 혼란 속에 국제유가는 연초 대비 20% 상승하며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기준 배럴당 80달러 중반 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원유를 수입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중동산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편으로 이 또한 물가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에도 유가 상승은 공급망 불안정에 기인했으며, 현재는 공급과 수요 단에서 모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번 주가 실질적인 공급 차질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유가의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이스라엘이 이란에 재보복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에서 중동 사태의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만큼 유가의 변동성 확대는 경계해야 하는 부분이다.

권희진 KB증권 연구원은 “달러화와 원자재의 동반 강세는 한국 같은 에너지 순수입국 경제의 물가와 내수에 부담이다. 비싼 원유를 더 많은 원화를 주고 들여와야 하므로 도입 단가가 이중으로 높아진다”라며 “특히 지난해 2분기 유가 기저가 낮았던 만큼 에너지 수입물가의 전년동월비 상승률은 3월에 이미 플러스로 돌아섰지만 2분기에 그 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 보이고 이런 기저효과는 7월에 정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