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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단독] 尹 "이재명 번호 저장했다, 언제든 전화해 국정 논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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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21년 11월 24일 열린 중앙포럼에 참석했던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악수하고 있던 모습. 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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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참모들에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휴대폰 번호를 저장해뒀다”며 “필요하다면 언제든 전화를 걸어 함께 국정을 논의할 생각”이라 말했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9일 이 대표에게 영수회담을 제안한 이후 참모진과의 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먼저 연락해 “다음 주에 형편이 된다면 용산에서 만나자”며 “일단 만나서 소통을 시작하고 앞으로 자주 만나 차도 마시고 식사도 하고 또 통화도 하면서 국정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표가 감사의 뜻을 표하며 양측은 의제 조율을 위한 실무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회동 날짜가 정해지진 않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3일 통화에서 “윤 대통령은 이 대표와의 회동이 일회성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만남을 협치의 출발점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윤 대통령이 야당과의 소통 의지를 피력하는 일도 부쩍 늘었다. 내부 회의뿐 아니라 전날 정진석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을 소개할 때도 윤 대통령은 “여당과의 관계뿐 아니라 야당과의 관계도 더 설득하고 소통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뜻으로 정 전 국회부의장을 모신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야당 대신 ‘국회와의 협력’이란 에두른 표현을 썼던 것과는 달랐다. 윤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앞으로 야당 의원과 식사도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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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에 임명한 정진석 의원을 소개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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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유세 때 “민주당의 양심적이고 합리적인 인사들과 멋지게 협치해서 국민통합을 이루겠다”고 수차례 공언했다. '합리적' 혹은 '양식있는'이라는 전제가 달렸지만, 유세 기간 반복했던 말이다. 당선 직후만 해도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 특유의 식사 정치가 “야당 내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는 말이 돌았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이를 실천하지 않았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며 야당과 만나기 어려운 환경에 놓였었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설명이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국회 시정연설 때도 관례를 깨며 여당보다 야당 대표를 먼저 호명하는 등 협력을 요청했다. 하지만 여권과 민주당은 평행선을 달리다 여러 이슈가 겹치며 관계가 더 악화했다.

현재도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거나 여당이 반발하는 양곡관리법과 민주유공자법 등 각종 법안을 민주당이 본회의에 직회부하며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야당과의 협력 없이 정치적 결과를 만들어내기 어렵다는 걸 윤 대통령도 알고 있다”며 “야당도 이런 노력에 호응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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