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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박스 테이프 뜯다가 짜증 폭발” 손에도 찐득찐득…이거 계속 써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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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택배 상자에서 테이프를 뜯는 모습[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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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뜯기도 어렵고, 끊어지고…박스 테이프, 귀찮아 죽겠네.”

택배가 일상화되면서 늘 귀찮은 일이 생겼다. 바로 박스 테이프. 떼어내기도 힘들고, 재활용하려면 하나하나 제거하는 것도 일이다. 당연히 쏟아지는 테이프 쓰레기도 어마어마하다.

해결책은 없을까? 30대 청년 사업가인 권영삼(39) 칼렛바이오 대표는 그 대안으로 테이프가 필요없는 박스, 그리고 제거할 필요없이 재활용 가능한 진짜 종이 테이프 등을 개발했다.

친환경 포장솔루션 기업 칼렛바이오는 지난 2019년 권 대표가 창업한 회사다. 권 대표는 원래 e-커머스 기업에 다니다 회사를 나와 건강기능식품 유통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런데 사업이 잘 될수록 고민이 생겼다.

그는 “보낼 물량은 점점 늘어나서 좋은데 온종일 제품 포장만 하게 됐다”며 “여기서 받는 스트레스가 많았고 이런 비효율을 해결할 방법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마침 사회적으로 생활 폐기물을 덜 만들자는 요구가 높았다. 이에 권 대표는 폐기물을 줄일 수 있는 친환경 포장재를 개발하기로 마음 먹고 개발에 8개월을 투자했다.

이렇게 2021년 오픈한 것이 박스 맞춤 제작 플랫폼 ‘칼렛스토어’다. 칼렛스토어에서는 ‘노테이프박스’가 판매 중이다. 이 박스는 말 그대로 테이프 없이 오직 박스로만 포장을 한다. 박스 상단부를 이중끼임부 구조로 만들어 견고한 잠금장치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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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렛바이오가 개발한 노테이프 박스[칼렛바이오 제공]


권 대표는 “테이프를 붙이지 않아 박스가 열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수차례의 테스트와 실제 사용 경험을 통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했다”며 “테이프를 사용하지 않기에 총 포장시간이 기존보다 30% 단축되고 이로 인한 인건비는 40%나 절약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테이프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다. 현재 이 포장 박스를 쓰는 곳은 이솝, LG생활건강, 농협 등이다.

이에 더해 회사는 지난해 말 100% 재활용이 가능한 ‘리펄프테이프’를 출시했다. 일반적으로 쓰는 스카치테이프와 종이테이프는 표면에 물에 녹지 않는 박리제와 점착제가 코팅되어 재활용을 할 수 없다. 반드시 박스와 분리해 배출해야 한다.

주부 A씨는 “온라인 쇼핑을 즐겨하는데 택배에서 테이프 뜯는게 귀찮아서 그냥 붙인 채 버린 적도 있다”며 “종이테이프는 재활용이 가능한 줄 알았는데 아니라니 좀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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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펄프테이프로 포장한 박스와 리펄프테이프[칼렛바이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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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리펄프테이프는 물에 녹는 수해리를 점착제로 사용해 포장 박스와 분리 배출 없이 버려도 재활용이 가능하다.

이런 재료를 사용했음에도 인장력, 점착력, 유지력 등은 기존 테이프와 차이가 없다. 이는 공인시험기관 테스트를 거쳐 확인한 결과다.

칼렛바이오가 판매하는 리펄프박스와 테이프, 그리고 바이오 비닐봉투는 모두 탄소중립, 탄소저감 인증인 스텝포넷제로(step for net-zero)에 해당하는 제품들이다.

권 대표는 “ESG 및 친환경을 고려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현재 2900여개의 기업 고객을 확보했다”며 “네이버, 쿠팡 등을 통해 일반 소비자도 구매하고 있는데 친환경을 실천하려는 고객들의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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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람회에서 칼렛바이오 제품을 설명하는 권영삼 대표[칼렛바이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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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20억 매출을 달성한 회사는 글로벌 진출도 시작했다. 지난 해 말 미국에서 칼렛스토어의 베타 서비스를 출시하고 구글에서 광고를 시작했다.

권 대표는 “애플, 소니, 코카콜라 등 글로벌 브랜드 기업들이 탈 플라스틱을 선언하며 폐기물 최소화는 시대적인 요구가 됐다”며 “ESG 경영을 실천하는데 도움이 되는 포장 솔루션 기업으로 지속가능한 사회가 되는데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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