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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수십만 명 기본값 ‘줍줍 광풍’에도 외면받는 이곳…청약시장 냉·온탕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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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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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청약시장 수요자들의 '돈 되는 곳'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서 단지별 온도 차가 뚜렷하게 감지된다. 수억 원의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줍줍(무순위청약)'에는 100만 명 이상이 접수하며 '광풍'이 부는 반면, 14차례 무순위 청약에도 한 자릿 수 경쟁률에 그치는 곳이 나오는 등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양상이다.

2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서울 강동구 둔촌동 '더샵 둔촌포레'의 계약 포기 등으로 풀린 전용면적 84㎡ A형 14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 결과 2만1429명이 접수해 1530.6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더샵 둔촌포레는 둔촌 현대1차 아파트를 리모델링해 지하 2층~지상 14층, 전용 84~112㎡, 총 572가구로 조성된다. 이 단지는 국내 최초로 별동을 신축한 리모델링 단지로, 별동에 들어선 74가구가 일반분양으로 공급됐다. 분양가는 12억~13억 원 대로 인근에 위치한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 보다 최대 7억 원 가량 저렴하다. 때문에 1순위 청약 당시 평균 경쟁률 93.06대 1을 기록하며 흥행했으나, 오는 11월까지 잔금을 마련해야 하는 점에 부담을 느낀 당첨자들이 계약을 포기하며 14가구가 새 주인을 찾으러 나왔다.

올해 초부터 이처럼 최대 수십억 원의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무순위 청약 물량이 쏟아지면서 청약시장을 향하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앞서 2월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의 3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에는 총 101만3456명이 청약통장을 던져 시장 분위기를 단숨에 끌어올렸다. 이 단지는 무려 20억 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로또 줍줍'으로, 청약 진입에 소극적이던 수요자들을 대거 유입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이후 줄줄이 이어진 무순위 청약도 흥행하며 연타석 홈런을 날렸다. 이달 8일 경기 하남시 감일지구 '감일 푸르지오 마크베르'의 계약 취소 물량 2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에는 57만7500명이 청약통장을 던져 평균 28만8750 대 1의 경쟁률이 나왔다.

또 '3억 로또'로 관심을 모은 고양시 덕양구 'DMC한강자이더헤리티지' 2가구 모집에는 21만2201명 등이 몰려 489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번 주에도 전국 9개 단지에서 무순위 물량이 쏟아질 예정으로, 역대급 수요자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거듭된 집주인 모시기에도 꾸준히 외면 당하며 초라한 성적을 받아든 단지도 있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 '화곡 더리브 스카이'는 이달 3일 총 20가구에 대한 14차 임의 공급을 진행했지만, 총 71명이 접수해 3.6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또 3차 임의공급을 진행한 '포레나 인천학익'은 52가구 모집에 105명이 접수해 평균 2.01대 1의 경쟁률이 나왔다. 전체 5개 주택형 중 4개 주택형은 간신히 한 자릿수 경쟁률을 넘겼으며 1개 주택형은 미달 됐다.

전문가는 이같은 양극화의 기저에는 지속된 주택시장 침체가 자리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500가구 미만의 소규모 단지와 입지 메리트가 적은 곳들은 집값이 상승 전환하더라도 잔여 물량 소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 IAU 교수)은 "주택시장 조정기가 이어지면서 과거 시세로 분양하는 곳들이 주목을 많이 받고 있다"며 "수요자들이 집값이 더 하락할 것이라고 판단하지 않고 시장을 보수적으로 접근하기 때문인데, 앞으로도 이른바 되는 상품만 되는 양극화는 심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화곡동 등 거듭된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단지들은 향후 매매시장이 살아나더라도 당분간 미분양 소진은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투데이/한진리 기자 (truth@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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