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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이슈 끊이지 않는 학교 폭력

‘서울대 팔레스타인 지지 포스터’ 훼손한 이스라엘인 교수, 학생에 폭언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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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 측 “교수 엄중 징계해야”

서울대 팔레스타인 연대 동아리가 자신들이 붙인 포스터를 훼손한 서울대 피아노과 교수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성명에서는 해당 교수가 포스터를 붙이던 동아리 회원에게 폭언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조선일보

서울대 음대 피아노과 A 교수가 훼손한 팔레스타인 연대 동아리의 포스터 모습. /서울대 팔레스타인 연대동아리 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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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팔레스타인 연대 동아리 ‘수박’은 지난 2월 이스라엘 국적의 서울대 피아노과 A 교수가 팔레스타인 지지 포스터를 훼손한 사건을 규탄하는 성명을 23일 발표했다. 이들은 “A 교수가 총 세 곳에서 스프레이를 이용해 포스터를 훼손했다”며 “그의 의도는 명백히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학생들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A 교수는 지난 2월 12일 밤 서울대 관악캠퍼스 학내에 붙어 있던 ‘국제 행동의 날’ 포스터에 스프레이를 뿌렸다. 이 포스터에는 ‘이스라엘은 인종학살 멈춰라’ ‘미국 정부도 학살 공범이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경찰은 같은 날 오후 7시 30분쯤 범인이 헬멧을 쓴 채로 포스터를 훼손한 뒤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나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를 확보했다. 수사 결과 범인이 A 교수임을 파악한 경찰은 지난 15일 A 교수를 재물손괴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A 교수가 범행을 저지르기 사흘 전에 팔레스타인에 연대를 표하는 학생에게 폭언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수박 측은 “A 교수가 포스터를 훼손하기 사흘 전에는 팔레스타인에 연대를 표하는 학생에게 15분간 폭언을 했다”고 했다.

포스터를 훼손하기 사흘 전인 지난 2월 9일 A 교수는 ‘국제 행동의 날’ 포스터를 붙이고 있는 학생 B씨에게 다가가 “포스터를 떼라”고 강압적으로 요구했다고 한다. B씨는 “당신이 누구길래 떼라고 하냐”고 여러 차례 물었지만 A 교수는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았다.

폭언과 괴롭힘은 15분 동안 이어졌다고 한다. A 교수는 B씨에게 “바보야. 어린아이처럼 구네. 제발 집으로 돌아가”라고 했고 “바보” “정신 나갔냐” 등의 표현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가 A 교수에게 포스터 훼손을 멈춰달라고 하자 A 교수는 “나는 폭력적인 사람이 아니니 포스터를 떼지 않겠다”라고도 말했다. 하지만 그 후 사흘이 지난 같은 달 12일 오후 7시 30분쯤 학교에 나타나 포스터에 스프레이를 뿌린 것이다.

수박 측은 이날 “포스터를 훼손한 사람이 다름 아닌 서울대 교수라는 사실에 우리는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며 “학교 당국은 A교수를 엄중 징계함으로써, 이 같은 행동이 대학 내에서 용인될 수 없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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