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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사설]국민은 궁금한 게 많다… 기자와의 問答은 시혜 아닌 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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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정진석(오른쪽) 국민의힘 의원의 신임 비서실장 임명 발표를 하고 있다. 2024.04.22.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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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그제 예고 없이 오전과 오후 두 차례 대통령실 브리핑룸을 방문해 각각 신임 비서실장과 신임 정무수석비서관 인선을 직접 발표하면서 기자들과 짧은 문답을 주고받았다. 대통령이 기자들 질문을 받은 것은 재작년 11월 출근길 약식 회견(도어스테핑)을 중단한 후 17개월 만이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을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옮긴 후 대통령실 이전의 주요 이유가 국민과의 소통 강화라고 역설하며 다른 대통령들은 하지 않던 출근길 약식 회견을 약속하고 몇 개월을 이어갔다. 그러나 방미 중 대통령의 비공식 발언에 대한 MBC 기자의 질문 태도 논란 이후 돌연 중단한 뒤에는 다른 대통령들은 다 하던 취임 기념 기자회견이나 신년 기자회견까지도 하지 않았다.

국민들은 궁금한 것이 많다. 대통령이 재작년 11월 이후로는 지금까지 1년 반 가까이 기자회견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그렇다. 윤 대통령은 그제 짧은 문답을 주고받았을 뿐이다. 그것으로는 기자들이 충분한 질문을 할 수 없었다. 국내 기자들이 외국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대통령의 생각을 전해 듣는 게 말이 되는가. 그런 불만이 나오자 국내 방송사와 신문사 중에서 하나씩 택해 녹화 대담 혹은 인터뷰를 진행해 놓고는 신년 기자회견을 생략했다. 5월 9일이면 대통령 취임 2주년이다. 최소한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은 해야 그제 보인 대통령의 모습이 진정성이 있는 변화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대통령이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고 여겨 스스로 중단한 출근길 약식 회견을 다시 부활하는 것은 더 검토가 필요할 수 있다. 다만 정례 기자회견과는 별도로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는 그제처럼 탄력적으로 언론 접촉 기회를 갖는 것은 의미가 있다. 선진국에서도 국가 정상이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 자기 말만 일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기자들과 수시로 문답을 주고받는다. 국정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국민은 알권리가 있고 국정 최고책임자에게 물을 권리도 있다. 대통령도 자신의 정책 방향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김치찌개 간담회가 중요한 게 아니다. 기자회견, 그리고 수시로 기자들과 문답 기회를 갖는 것은 시혜가 아니라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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