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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박종무의 휴먼 & 펫] 반려동물에게 사람음식 먹여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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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박종무 평생피부과동물병원 원장


많은 반려동물이 귓병이나 피부병으로 고생하고 있다. 반려동물의 피부에 문제가 생겼을 때 동물병원에서 흔히 사용하는 약은 스테로이드제와 항생제이다. 이 약물을 투여하면 가려움증이나 피부가 붉었던 증상이 바로 가라앉는다. 보호자들은 증상이 가라앉기 때문에 피부병이 치료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약들은 피부병을 완치하는 것이 아니라 증상만 억제하는 약들이다. 증상만 억제한 상태이기에 약 기운이 떨어지면 피부병은 다시 재발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피부병이나 귓병은 점점 더 악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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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 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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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문제 때문에 필자는 증상만 억제하는 약을 처방하기보다는 가급적이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주려고 노력한다. 이때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 건강한 먹거리이다. 동물병원에 부녀가 함께 반려동물 진료를 위해 내원했을 때, “반려동물에게 사람 음식도 먹이냐?”고 물어보면 대체로 자식은 ‘나는 사료만 먹이는데 아빠가 그렇게 사람 음식을 먹인다’며 아빠를 책망한다. 그러면 아빠는 “그렇게 많이 먹이지는 않았다”며 쩔쩔매며 변명 아닌 변명을 한다. 이처럼 대부분의 반려인은 반려동물에게 사람 음식을 절대로 먹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 반려동물 사료가 수입된 것은 1990년대 초이다. 그럼 사료가 없던 시절에는 개들에게 무엇을 먹였을까? 당시에는 사람 음식을 먹였다. 그럼 사람 음식을 먹던 개들은 심각한 건강 문제를 달고 살았을까? 아니다. 사람 음식을 먹던 때에도 개들은 건강하게 살았다. 개들은 그렇게 사람이 먹던 음식을 얻어먹으며 오랜 시간 살아왔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의 피부가 오랫동안 안 좋은 경우, 사료를 끊고 건강한 식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먹이면 점차 피부 상태가 좋아지는 경험을 자주했다. 그렇기에 반려동물의 피부가 만성적으로 좋지 않다면 먹거리에 대해 좀 더 유연하게 고민해보는 것이 좋다.

박종무 평생피부과동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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