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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생존율 낮은 소세포폐암… 신약으로 대안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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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련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 인터뷰

국내 암 사망률 1위 질환 ‘폐암’

비소세포-소세포폐암으로 구분

소세포폐암 환자 80% 재발 겪어

항암제 ‘젭젤카’ 신약 등장에도

경제적 어려움에 처방 못 받기도

동아일보

젭젤카는 2020년 6월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이후 현재 전 세계 16개국에서 사용 중이다. 미국은 소세포폐암 환자의 2차 치료제 중 5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김혜련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오랜 기간 효과적인 신약이 없었던 소세포폐암 분야에 모처럼 효과적인 신약이 출시됐지만 비싼 약제값 때문에 처방받지 못하는 환자들이 있다”라며 “젭젤카의 급여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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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암 사망률 1위는 폐암이다. 2000년대 초반, 폐암 생존율이 10%에 그쳤던 데 비해 현재는 치료법이 발전하면서 30∼40%로 개선됐지만 위암, 대장암에 비하면 여전히 예후가 좋지 않다.

폐암은 형태와 크기에 따라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폐암으로 나눌 수 있다. 전체 폐암 환자 10명 중 8명은 비소세포폐암이다. 소세포폐암은 현미경으로 암세포를 관찰했을 때 세포의 크기가 작고 널리 퍼져 있는 폐암이다. 조기 발견이 어렵고 공격성이 높아 비소세포폐암보다 생존 기간이 훨씬 짧다.

소세포폐암은 수술보다는 항암 치료를 주된 치료로 한다.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김혜련 교수를 만나 소세포폐암의 최신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물었다.

-소세포폐암은 어떤 병인가?

“작은 크기의 암세포가 폐에 퍼져 있는 질병이다. 우리 몸에는 돌연변이 유전자가 생겼을 때 수리해주는 수리공 같은 유전자가 있다. 소세포폐암은 이 수리공 유전자에도 돌연변이가 생긴 경우다. 전체 폐암 환자의 약 20∼30%가 소세포폐암 환자다. 폐암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은 흡연이다. 소세포폐암 환자의 95%가 흡연자일 정도로 흡연이 가장 큰 원인이 된다. 소세포폐암은 비소세포폐암에 비해 치료 예후가 좋지 않다. 조기 발견이 어렵고 악성도가 강해서 발견할 때는 이미 다른 장기에 전이돼 있는 경우가 많다.”


-소세포폐암은 암 초기에도 평균 생존율이 2년 미만이라던데… .


“소세포폐암은 약물치료가 매우 잘되는 편이다. 초기에 발견하면 약물치료 효과가 매우 좋게 나타난다.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가 재발을 겪게 되고 빠른 속도로 다른 장기에까지 전이돼 치료가 어려워진다. 이런 환자는 치료 약물의 옵션이 많지 않고 예후도 좋지 않아 초기에 발견이 됐더라도 위험하다. 소세포폐암 환자의 약 80% 이상이 재발을 겪고 2차 이상의 치료를 받는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소세포폐암은 비소세포폐암과 달리 항암 화학요법을 우선으로 한다. 병기에 따라 항암·방사선 병용 요법을 진행하고 확장 병기에는 항암제 치료를 한다. 항암·방사선 치료로 폐암이 없어졌다면 재발 방지를 위해 예방적 뇌 방사선 치료를 한다. 1차 치료에 있어서 제한 병기는 에토포사이드와 백금을, 확장 병기의 경우 아테졸리주맙과 에토포사이드·카보플라틴 병용 요법을 시행한다.”

-1차 치료에 실패한 전이성 소세포폐암 환자의 2차 치료는 어떻게 하나.

“소세포폐암 환자 가운데 1차 치료만으로 완치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2차 치료는 백금 기반의 1차 치료 이후 재발한 시점에 따라 백금 병용 요법을 한 번 더 시행하거나 백금 기반 항암제 재치료, 토포테칸, 벨로테칸, 이리노테칸 등의 약제를 변경해 가면서 차례대로 치료를 이어간다. 소세포폐암은 처음 항암 화학요법을 쓸 때의 반응이 좋을수록 장기 생존의 가능성이 커진다. 치료 후 완전 관해가 됐을 경우 일부는 장기 생존도 가능하다. 하지만 다수에서는 재발한다. 문제는 기존 2차 치료에 사용되는 약제 대부분의 치료 효과가 10% 중반 수준밖에 미치지 못한다는 데 있다. 또한 출시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난 약들이 약 20년간 사용됐을 정도로 가능한 옵션이 제한적이었다.”

-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로 허가받은 젭젤카의 반응은 어떤가.

“국내 2차 이상 소세포폐암 치료제 종류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젭젤카의 등장은 새로운 대안이 되고 있다. 젭젤카는 환자의 객관적 반응률 35%, 평균 반응 지속 기간 5.3개월, 매 3주 간격 1회 1시간 투여받는 투약 용이성,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의 부작용 등 기존에 사용되던 약물 대비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여기서 ‘객관적 반응률’은 최소한의 기간에 정해놓은 양 이상의 종양 감소를 한 환자의 비율을 말한다. 항암제 치료 효과의 중요한 지표 가운데 하나다. 효과, 안전성 등 모든 측면에서 기존 요법 대비 차별화되는 신약이다.”

-마지막으로 당부의 말이 있다면… .

“젭젤카가 소세포폐암 환자의 새로운 대안으로 등장했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환자들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처방받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작년 20년 만에 소세포폐암 신약으로 출시된 러비넥테딘도 비급여 약제로 비싼 약값 때문에 처방받지 못하는 환자가 많다. 대부분 새롭게 도입되는 항암제는 비급여로 환자는 투병의 고통과 경제적 고통까지 받는 실정이다. 안전하고 효과 좋은 항암제들은 앞으로 계속해서 출시될 것이다. 명확한 기준과 효용성을 가지고 급여 여부를 판단해 주는 제도가 필요하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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