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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성에 보수적인 한국, 성인 페스티벌 논란” 영국 BBC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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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성인 페스티벌(2024 KXF The Fashion) 홍보 포스터./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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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방송이 최근 한국에서 벌어진 ‘성인 페스티벌’(2024 KXF The Fashion) 개최 논란에 대해 24일(현지 시각) 조명했다.

BBC는 ‘‘한국의 최대 성 페스티벌의 운명’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성인 페스티벌에는 성적 다양성과 성평등 문제가 얽혀 있다. 주최 측은 자유로운 표현을 막는다고 하고, 여성단체는 여성 인권이 침해를 주장한다”고 보도했다.

BBC는 그러면서 성인페스티벌이 지역 당국의 불허와 여성단체의 비판 속에 여러 차례 장소를 변경하다 취소된 과정을 전했다. 이 행사는 당초 경기 수원시에서 지난 20~21일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여성단체와 지자체의 반발로 무산됐다. 이후 경기 파주, 서울 한강 선상, 서울 압구정의 한 주점 등으로 장소를 거듭 변경하다 개최 자체를 취소했다.

BBC는 “한국은 성과 성인 엔터테인먼트에 보수적으로 접근한다고 알려져 있다”며 “공공장소에서의 노출와 스트립쇼는 금지되며 하드코어 포르노를 판매하거나 유포하는 행위도 불법”이라고 설명했다.

주최사 플레이조커의 이희태 대표는 BBC에 이번 사건으로 살해 위협을 받았다며 “불법적인 일은 하지 않았는데 범죄자 취급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라고 자부하는 성인 페스티벌에 큰 기대를 걸었다”며 “거의 모든 선진국에는 성인 페스티벌이 있지만, 한국에선 관련 문화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첫걸음을 내딛고 싶다”라고 했다. 플레이조커는 성인 페스티벌 외에도 작년 박스에 난 구멍을 통해 자신의 가슴을 만질 수 있게 하는 길거리 퍼포먼스를 진행한 바 있다.

이 대표는 “한국 사회에서 성과 음란물을 대하는 태도는 과거에 갇혀있다. 이에 이의를 제기하고 싶었다”며 “온라인으로 음란물을 소비하고 사이트에서 로그아웃하면 순진한 척 한다. 정부 당국은 위선자”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는 6월 더 큰 규모의 행사를 열 것”이라며 “현재 여러 정치인이 내 편”이라고 밝혔다.

반면 고은채 수원여성의전화 이사는 “성인 페스티벌은 성 축제가 아니라 여성 착취와 대상화”라며 “성 산업은 여성에 대한 폭력을 부추긴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에는 성폭력 문화가 만연하고 남성들은 이 축제가 아니어도 자신의 성적 취향을 자유롭게 표현할 기회를 누렸다”고 했다.

BBC는 행사 개최 예정지 중 하나였던 강남에선 남녀의 여론이 엇갈렸으나, 행사 자체를 금지하는 데 대해선 대다수가 지나치다는 반응이었다고 전했다.

BBC는 “한국의 정치는 여전히 대체로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가치에 따라 움직이고 한국 당국은 이전에도 과도한 조치로 다양성을 억누른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며 “당국이 이 까다로운 딜레마를 어떻게 헤쳐갈지 알아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주최 측은 정확한 장소를 공개하지 않은 채 강남구 압구정 로데오거리 일대에서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강남구청은 일대 식품접객업소에 식품위생법 위반행위 금지를 알리는 공문을 전달했다. 주최 측은 지난 18일 AV 배우들의 신변이 걱정된다며 이번 행사를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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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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