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3일 22대 국회 첫 원내대표 선출하는 국민의힘은 다음달 1일까지 후보 등록을 받는다. 같은 날 원내대표를 뽑는 더불어민주당과 달리 국민의힘은 아직까지 원내대표 출마 혹은 불출마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사람은 없다. 하지만 ‘찐윤’으로 불리는 이철규 의원이 여러 당선인 그룹을 잇따라 접촉하며 물밑 움직임이 활발해지자 ‘이철규 대세론’도 나오고 있다.
4·10 총선에서 108석을 얻어 대패했고, 윤 대통령 책임론까지 거센 상황에서 친윤이 다시 전면에 나설 수 있는 배경으로 여권에선 친윤계의 숫적 우위를 꼽고 있다. 국민의힘은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참패했지만 영남과 강원에서 현역이 대거 생환했다. 공교롭게 생존 현역 상당수가 친윤인 만큼 22대 국회 재선급 이상 64명 중 약 40명 정도를 친윤으로 분류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국민의미래 당선자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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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윤핵관’ 4인방 중 불출마한 장제원 의원을 제외하면 권성동·윤한홍·이철규 의원 모두 생환했다. 대선 캠프에서 활약했던 권영세·윤재옥·이만희·이양수·서일준 의원 등도 당선됐다. 지난해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판장을 돌리며 나경원 당선인의 불출마를 압박한 박수영·박성민·배현진·김선교·김승수 의원 등도 재선 고지에 올랐다. 초선 당선인 중에서도 대통령실과 내각 출신인 강명구·김기웅·임종득·박성훈·조승환·조지연 당선인 등 8명이 친윤으로 꼽힌다. 이철규 의원이 사무총장과 인재영입위원장으로서 영입한 초선 지역구 및 비례대표 당선인까지 합하면 대략 60명 정도를 범친윤으로 볼 수 있다. 108명의 절반을 훌쩍 넘는다.
이에 비해 비윤은 조경태·윤상현·김도읍·안철수·한기호 의원과 5선 고지에 오른 나경원 당선인 등 중진급이 상당수 포진했지만 25명 안팎이라는 평가다. 특히 비윤 중에서도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호흡을 맞췄던 친한계는 장동혁·박정하·김형동·김예지 의원 등 더 소수다. 김태호·윤영석 의원과 당내 경선을 자력으로 통과한 일부 당선인 등 나머지 20여명은 뚜렷한 계파색이 없는 중립 성향으로 분류된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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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친윤계가 22대 국회에서도 당내 주류로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이철규ㆍ박대출 의원 등 친윤계가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175석을 단독으로 얻은 민주당이 각종 특검법 등 대여 공세를 펼 가능성이 큰 만큼 여권에선 총선 민심에도 부응하면서 내부 단속은 확실히 할 수 있는 ‘대표 비윤, 원내대표 친윤’ 구도가 떠오르고 있다. 그래서 대표 후보군으로는 나경원 당선인과 안철수ㆍ김태호 의원 등 비윤계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연판장 사태로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었던 나경원 당선인은 총선 직후 이철규 의원의 주선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는 등 비윤 후보군 중에서 친윤과 소통이 되는 대표 카드로 부각되고 있다. 그래서 당내에선 ‘나경원-이철규 연대설’까지 나온다.
핵심 당사자인 이철규 의원은 일단 원내대표 출마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신중한 입장이다. 하지만 지난 23일 영입인재 출신 초선 당선인 10여명을 만난데 이어 24일엔 낙선한 영입인재 인사들을 만났다. 이 의원은 앞서 16일엔 국민의힘의 경찰 출신 당선인 6명과 만찬 회동도 진행했다.
이런 흐름에 대해 당 안팎에선 비판 목소리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총선 패배의 반성과 쇄신도 없이 친윤이 당권을 다시 장악해 ‘도로 친윤당’이 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수도권 3040의 낙선자 모임 ‘첫목회’의 간사를 맡은 이재영 서울 강동을 당협위원장은 24일 SBS 라디오에서 “이철규 의원이 상징하는 게 결국 친윤 아닌가”라며 “반성 없이 계속 과거 기조대로 가는 게 아니냐, 이런 우려를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게다가 형식적 범친윤이 60명에 달해서 이들이 모두 한마음은 아니라는 의견도 많다. 친윤계 의원은 “막상 경선을 하게 되면 의원들 표심은 쉽게 알 수 없다”고 했다. 비윤 원내대표 후보군으로는 4선의 김도읍ㆍ김상훈 의원 등이 거론된다.
반면 친윤계는 “대통령과 친하다는 게 죄가 될 수는 없다”(조정훈)거나 “여당 (원내)대표가 반윤이 돼야 되느냐. 그것도 코미디 아니냐”(유상범)며 반박하고 있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o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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