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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수출 호조에 내수 반등…'깜짝 성장'에 성장률 눈높이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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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GDP 성장률 추이/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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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한국 경제가 전분기 대비 1.3% '깜짝 성장'했다. 2021년 4분기(1.4%) 이후 2년여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0.5~0.6% 수준을 기록할 것이란 시장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는 호실적이다. 가파른 수출 증가세뿐 아니라 부진할 줄 알았던 내수마저 반등한 결과다. 정부가 전망한 올해 성장률(2.2%) 달성은 무난할 것이란 평가와 함께 성장 눈높이를 높여잡을 수 있단 전망까지 나온다.

다만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1분기 내수 회복이 일시적일지, 아니면 지속적일지 판단하기엔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실질 GDP(국내총생산)에 대한 내수 기여도는 0.7%p(포인트)를 기록했다.

내수가 1분기 우리 경제 성장률을 0.7%p 끌어올렸다는 의미다. 2022년 3분기(2.1%p) 이후 6분기 만에 가장 높은 기여도다.

지난해 내수 기여도는 △1분기 0.4%p △2분기 -0.8%p △3분기 0.2%p △4분기 -0.4%p 등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올해 전망도 그리 밝지 않았다. 한은은 지난 2월 경제전망 발표 당시 수출 회복세에도 내수 부진이 올해 한국 경제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1분기 내수 반등은 민간소비와 건설투자가 증가한 영향이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고금리·고물가 상황에서도 소비심리가 최근 4개월 연속 오르는 등 향후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통화정책 피봇(전환)에 대한 기대들이 반영돼 민간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건설투자는 지난해 4분기 안좋았던 기저효과와 양호한 기상여건 등이 반영돼 높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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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와 수출의 GDP 성장 기여도/그래픽=이지혜


1분기 깜짝 성장에 올해 연간 성장률에 대한 낙관론도 제기된다. 앞서 정부는 올해 성장률로 2.2%를 제시했다. 한은은 이보다 낮은 2.1% 성장을 전망했다.

최근 글로벌 전망기관들은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하는 추세다. 실제 UBS는 최근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에서 2.3%로 상향 조정했다. 씨티는 2%에서 2.2%로, HSBC는 1.9%에서 2%로 높였다.

정부 역시 성장률 눈높이를 높여잡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정부는 "1분기 실적 호조와 주요기관 전망 등을 감안하면 정부 전망치를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체적 전망치는 향후 여건변화 등을 종합 고려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1분기 '깜짝 성장'의 기저효과로 2분기 GDP 성장률이 일시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2분기에 0% 성장을 하더라도 3분기와 4분기 각 0.5%씩만 성장해도 산술적으로 연간 2.6% 성장률 달성이 가능하다는 게 기재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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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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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출 개선과 달리 내수 회복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내수 회복이 일시적일 수 있단 우려다.

신 국장은 "내수와 관련해 체감경기에 민감한 민간소비와 건설투자는 전반적인 여건이 (여전히)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1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내수가 부진을 벗아나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회복세) 지속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중동 변수도 무시할 수 없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로 이미 국제유가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중동 정세 악화로 국제유가가 뛰면 수입물가를 자극해 순수출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 중동사태가 심화해 세계 경제가 타격을 받으면 우리 수출 자체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

일각에선 긴축재정을 펴고 있는 정부 기여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 1분기 GDP 주체별 기여도를 살펴보면 정부 기여도는 0%p에 그쳤다. 1분기 GDP 성장의 전부를 온전히 민간이 이끌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정부는 재정에 의존한 성장이 아닌 '민간 주도 성장'의 모습이라고 긍정평가했다. 통상 1분기의 경우 재정집행 준비 등으로 정부의 성장 기여도가 마이너스인 경우가 많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0%p 기여도가 나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지난해 하반기 정부 기여도(3분기 0.3%p, 4분기 0.4%p)가 높았던 기저효과도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민간이 전체 성장률에 온전히 기여했다는 점에서 재정 외끌이가 아닌 민간 주도 성장의 모습"이라며 "일시적인 요인도 작용했지만 교과서적인 성장경로로의 복귀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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