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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환자들 점점 사지로"…'무더기 사직' 현실될까 환자·병원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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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 2024.3.11/뉴스1 ⓒ News1 김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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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뉴스1) 김기현 유재규 기자 = "이제 교수들마저 사직한다니 불안해 죽겠네요. 아픈 것도 서러운데, 도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지내야 합니까."

25일 오후 2시쯤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만난 환자 김모 씨(28)가 인상을 찌푸리며 밝힌 속내다.

김 씨는 "제가 아는 사람만 해도 벌써 10여 명이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진료도 제대로 못 받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교수마저 없다면 환자들은 어디에 기대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한달 넘에 반복되고 있는 정부와 의사들의 갈등이 환자들을 점점 더 사지로 내몰고 있다"며 "정말 누구를 위한 싸움인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비슷한 시각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 아주대병원 정형외과를 찾은 A 씨(69·여)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는 "사실 (오늘 병원에 오기 전) 진료를 못 받으면 어쩌나 싶은 생각도 있었다"며 "다행히 진료는 잘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수들까지 사직하면) 환자들은 당연히 더 불안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머 "전공의든, 교수든 예전처럼 정상적으로 진료하기를 바랄뿐"이라고 소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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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 등 정부의 의료개혁에 반발하는 전국 의과대학 교수들이 제출한 사직서의 효력이 발생한 25일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사가 응급실로 들어가고 있다. 2024.4.25/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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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 교수들이 의대생 증원에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한 지 한 달이 되면서 법적으로 '사직 효력'이 발생하기 시작한 이날 의료 현장이 혼란에 휩싸이고 있다.

경기지역 주요 병원에서는 아직까지 교수 이탈이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두 달이 넘도록 악화일로를 걷는 의정갈등에 환자들의 불안은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도내 의료계 등에 따르면 분당서울대병원은 당장 뚜렷한 교수 이탈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다만 이미 다수의 교수가 사직서를 제출해 온 만큼 분당서울대병원 측은 '무더기 사직' 현실화에 대비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교수마다 사직서 제출 시기가 달라 '사직효력'이 발생하는 날 역시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점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는 "현재까지 사직서를 제출한 교수의 숫자를 파악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지난주와 비교해 상황이 달라지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아주대병원의 경우에도 이달 초 100여 명의 교수가 사의를 밝힌 바 있으나 여전히 진료를 이어가고 있어 아직까지 큰 혼란은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지난달 25일부터 교수 400여 명을 상대로 사직 의사를 파악·취합해 온 만큼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비대위에서 당초 사직서 제출 여부도 안 알려주니 사직서 제출 교수의 숫자도 집계가 안 된다"며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kk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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