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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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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바이든-트럼프 당선 모두 대비한 日…'양다리 외교'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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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기시다 총리 '뒷배' 아소 자민 부총재, 방미해 트럼프와 회동

아소, 트럼프에 보험들기…日정부 "아소 방미 관여無" 거리두기

美정부, 日외무성에 상황 문의하기도…"아소 방미 너무 빨랐다"

뉴시스

[뉴욕=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미일 정상회담을 마무리한 일본이 10여일 만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접촉했다. 올해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양 쪽 모두에 대한 당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비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현 바이든 행정부 측에 '양다리 외교'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진은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은 지난 23일(현지시각) 일본 집권 자민당의 아소 다로 부총재와 뉴욕 맨해튼의 트럼프 타워에서 회동하는 모습. 202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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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미일 정상회담을 마무리한 일본이 10여일 만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접촉했다. 올해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양 쪽 모두에 대한 당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비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현 바이든 행정부 측에 '양다리 외교'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5일 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방미한 집권 자민당의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재는 24일(현지시각)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만나 1시간 정도 회동하고 미일 관계의 '흔들리지 않는 중요성'을 확인했다.

통역 없이 영어로 실시된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고(故)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어떻게 다르냐는 질문을 던졌다.

아소 부총재는 방위비를 크게 증액하고, 반격능력(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실현한 기시다 정권의 대처를 설명했다. "아베는 인기가 있었고 기시다에게는 실적이 있다"고 부연했다.

이에 트럼프 전 총리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일본을 좋아한다. 기시다 총리에게도 잘 전달해 달라"고 밝혔다.

양 측은 인도·태평양 안전에 대한 미일 동맹 역할, 북한과 중국 동향, 경제안보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회담 기념품으로서 아소 부총재에게 금색 열쇠를 선물했다. 열쇠는 백악관이 그려진 나무상자 안에 담겼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럼프타워에서 보이는 전망을 선보이고, 자신이 좋아하는 햄버거와 콜라를 대접하는 등 환대했다.

일본 언론들은 아소 부총재의 이번 방미 목적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 측이 회담을 조율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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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트레이크·베드민스터=AP/뉴시스]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올해 11월5일 미국 대선에서 재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사진은 지난해 8월10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연설하는 바이든 대통령과 지난해 6월13일 베드민스터에서 연설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모습. 202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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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당 총재 기시다 총리에 이어 당내 큰 영향력을 가진 아소 부총재는 2008년 9월~2009년 9월 총리를 지낸 이력도 있다. 아베 전 총리 시절에는 부총리 겸 재무상을 오래 지냈다.

그는 아베 전 총리의 맹우, 기시다 총리의 뒷배로 평가 받고 있다.

특히 아소 부총재는 아베 전 총리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일 정상회담에도 동석한 바 있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만남에서 아소 부총재에게 "우리는 매우 소중한 친구인 신조를 통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

아사히가 한 관계자를 인용한 데 따르면, 아소 부총재는 여러 경로를 통해 트럼프 진영에게 접촉을 타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억하는 일본 정치가는 아베와 아소"라는 정보가 전해졌다.

요미우리는 아소 부총재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회담을 꾀한 것은 "개인적인 신뢰관계를 조기에 쌓을 목적이 있다"고 풀이했다.

일본이 우려하는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시절 동맹국 등을 경시한 점이다. 신문에 따르면 아소 부총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제일주의'를 다시 추진한다 하더라도 "초기 단계에서 일본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주면, 잘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 주변에서도 "중층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좋은 영향이 있다면 환영"이라며 이번 회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총리관저의 한 간부는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어느 쪽이 이겨도 괜찮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대비 태세를 강화할 입장을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정권 고위 관리로 일할 가능성이 있는 관계자 접촉도 계속할 방침이다.

공식적으로 일본 정부는 아소 부총재의 방미에 대해 한 의원의 활동일 뿐이라며, 관여하지 않았다고 거리를 두며 선을 긋고 있다. 지난 10일 기시다 총리와 바이든 대통령이 회담한지 10여일이 지났기 때문에 배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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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10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 환영 만찬 중 건배하고 있다. 202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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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일본에서는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아사히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 11월 대선을 앞두고 격하게 경쟁하는 숙적이라며 "일본 정부 내에서는 바이든 정권 측에서 '양다리 외교'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한 미국 정부 관계자는 아소 부총재의 방미를 앞두고 일본 외무성 간부에게 "(상황이) 어떻게 된 거냐"는 문의가 있기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문의를 받은 이 간부는 바이든 정권이 일본 정부가 양다리 외교를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나타냈다.

한 미국 정부 관계자는 요미우리에 "아소 부총재의 이번 움직임은 결례다"라며 쓴소리를 했다.

이런 분위기 속 한 일본 각료는 아소 부총재의 움직임이 "너무 빨랐다"는 지적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ci2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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