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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오세훈 "공공미술은 무서우면 곤란…한강 '괴물'조형물 치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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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박물관 등 他 장소 이전도 고려"

서울시, 다음달 철거 여부 심의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논란이 된 한강공원 내 '괴물' 조형물 철거와 관련해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25일 오 시장의 공식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계정에는 '○○과 헤어질 결심'이라는 제목의 짧은 영상물이 올라왔다. 오 시장은 영상에서 "공공미술은 갤러리 안에서 보는 것하고는 성격이 다르다"라며 "미술을 아주 깊이 이해하는 분도 지나갈 수 있지만 미술에 대해서 관심이 없는 사람도 지나가면서 흘끗 보는 게 공공미술"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곳에 설치하는 미술 작품은 섬뜩하게 무섭거나 두려움을 준다거나 공포스럽다거나 이러면 곤란하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에 나왔던 '괴물'은 공공미술 기준에는 맞지 않는데 지나치게 오랫동안 설치돼 있었다"고 설명하면서 "한강변에서는 치워야 할 것 같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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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 설치된 영화 '괴물' 조형물 모습.[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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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 시장은 조형물을 폐기하는 것보다는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을 전했다. 그는 "영화 감독님이나 그 영화('괴물')를 좋아했던 분들에게는 미안한 생각도 들었다"며 "그냥 치워서 폐기할 게 아니라 기왕 예산이 들어간 거니까 영화 박물관이라든가 보고 싶은 분들이 가서 볼 수 있는 곳으로 옮겨 놓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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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게시물 '○○과 헤어질 결심'[이미지출처=오세훈 인스타그램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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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괴물 조형물은 2006년 10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에 등장하는 괴물을 재현한 것이다. 영화 '괴물'은 어느 연구소에서 배출한 독극물 때문에 한강에 사는 물고기가 괴생명체로 변해 한강시민공원에서 시민들을 공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이 조형물은 마포대교와 원효대교 사이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 있다. 조형물은 높이 3m, 길이 10m 크기로 2014년 예산 1억8000만원을 들여 제작했다. 당초 한강에 스토리텔링을 연계한 관광상품을 만들자는 취지로 조성됐지만, 설치 당시부터 괴물 모습이다 보니 도시 미관을 해치는 '흉물'이라거나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시는 다음 달 공공미술심의위원회를 열어 괴물 조형물을 비롯해 한강공원에 설치된 조형물 전반에 대한 철거 여부를 심의한다. 시는 공공미술심의위원회와 전문가 자문 등 절차를 밟은 뒤 이르면 상반기 안에 조형물 철거에 나설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조형물 가운데 노후도가 심해 미관을 해치거나 안전에 문제가 있는 조형물들을 철거할 예정"이라며 "괴물 조형물은 여러 논란이 있는 만큼 철거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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