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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개저씨들 나 죽이겠다고” 민희진, 135분 격정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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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가 날 배신...내부고발했더니 감사”
“일잘한 죄밖에...사담 짜깁기해 날 마녀 만들어”


매일경제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25일 기자회견에 나섰다. 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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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하이브가 제기한 ‘경영권 탈취 의혹’에 분노하며 135분간 격정 토로했다. 눈물에 반말 비속어까지 쏟아낸 민 대표는 “필요한 내부 고발을 했더니 (오히려) 하이브가 감사로 대응했다”며 “하이브가 날 배신했다”고 받아쳤다.

민희진 대표는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하이브와 대립 중인 ‘경영권 탈취 사태’에 대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오전 하이브가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민 대표 등을 배임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힌 뒤였다.

파란 모자를 푹 눌러쓰고 나온 민 대표는 하이브와의 대립각을 세운 것에 대해 어도어를 향한 하이브의 잘못된 행위를 꼬집어 비판했다. 민 대표는 “경영권 찬탈을 의도한 적도 없고 기획한 적도 없고 실행한 적도 없다”고 강조하며 “직장생활 하다보면 푸념한 게 다인데. 부대표와 제 캐릭터 모르면 진지한 대화인지 웃기는 대화인지 감이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민 대표는 “이게 배임이 될 수가 없다. 나는 일을 잘한 죄 밖에 없다”며 “하이브가 지분 80%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배임 자체가 불가능하다. 시도 조차할 수 없는 것”이라고 답답해 했다. 그러면서 민 대표는 “실적을 잘 내고 있는 계열사 사장인 나를 찍어내려는 하이브가 배임”이라며 “(일련의 사태가) 제 입장에서는 희대의 촌극 같다”고 말했다.

또 민 대표는 “돈 때문에 내가 어도어 경영권을 탈취한다는 말 자체가 와닿지 않는다. 난 이미 어도어 주식을 갖고 있고 그 외에도 회사로부터 받은 것들이 있다”며 탈취의 비타당성에 대해 말했다. 그는 “하이브의 주장은 허위 사실이다. 말이 안되는 게 너무 많다. BTS가 나를 베꼈다고 말한 적 없다. 나를 이상한 사람, 이상한 형상으로 만들어놨다”고 반박했다.

민 대표의 기자회견 개최 직전 하이브 측은 민 대표가 무속인과 나눈 장문의 대화록을 공개하며 꼬집었다. 민 대표가 인사, 채용 등 회사 주요 경영사항을 한 무속인에게 코치받아 이행해왔다고 주장한 것. 이에 민 대표는 “하이브가 내게 하는 행동들이 정말 지긋지긋하니까 너무 답답해서 지인인 무속인과 대화를 했다”고 일축하며 “방탄소년단을 언급한 건 하이브의 엄청난 에이스이기 때문에 뉴진스의 부모같은 마음으로 말한 느낌일 뿐”이라며 어떠한 사주와 진정성이 있었다는 게 아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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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대표가 25일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쏟고 있다. 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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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대표는 하이브에서 일하면서 정신과를 다녔다며 힘들었던 회사 생활을 어필했다. 그는 2시간 넘게 진행된 기자회견 내내 격정 토로를 이어갔다. 감정에 북받친 민 대표는 눈물을 쏟으며 “나는 뉴진스가 중요하다. 경영권 생각도 없다. 뉴진스의 대표가 내가 아니어도 된다”며 진심을 전했다.

또 논란이 된 문건과 카카오톡 대화 발췌본에 대해 “우리 노는 이야기를 진지병 환자처럼 ‘사우디 국부 펀드’ 운운하며 (하이브가) 이야기했다”며 “이 아저씨들, 미안하지만 ‘X저씨’들이 나 하나 죽이겠다고 온갖 카톡을 야비하게 캡처했다”고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이날 민 대표는 하이브 방시혁 이사회 의장, 박지원 대표와 나눈 카톡 내용 다수를 공개했다. 박 대표와 나눈 대화 중에는 “계모와 언니들이 나를 너무 핍박하고 있음. 결론은 늘 콩쥐가 이기지!!”라는 말이 적혀 있었다. 이는 하이브가 어도어의 앞날을 방해한다는 걸 꼬집은 것이다.

또 민 대표는 쏘스뮤직 산하 르세라핌 데뷔 과정에서 뉴진스 홍보에서 불이익을 받았다고도 주장하며 특히 “뉴진스의 부모들도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민 대표는 “어느날 하이브 박지원 사장이 연락와서 쏘스뮤직 차기 걸그룹이 먼저 나가야할 거 같다고 연락이 왔다. 사쿠라, 김채원(이상 현 르세라핌)이 속한 첫 그룹 먼저 나오게 됐다고 내게 통보했다”며 달라진 하이브의 입장에 배신을 느꼈다고 했다.

민 대표는 이 과정에서 하이브 측이 뉴진스 홍보에 대해 ‘전원 신인 멤버’라는 걸 숨기라고 했다고도 폭로했다. 이유는 르세라핌에 더욱 이목이 집중이 돼야하기 때문이라는 게 민 대표의 주장이다. 르세라핌과 뉴진스를 헷갈리게 하려는 의도였다는 것. 실제로 하이브는 ‘하이브의 첫 걸그룹’, ‘민희진의 걸그룹’이라는 말로 민희진 기획의 그룹 론칭을 소개한 바 있다.

민 대표는 “하이브 다니면서 매일 사측과 싸움의 연속이었다. 비상식을 요구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하이브는 지난 22일 어도어 민희진 대표 등 경영진이 경영권 탈취를 시도해온 정황을 파악했다며 감사에 착수했다. 하이브 감사팀은 어도어 경영진 업무 구역을 찾아 회사 전산 자산을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는 이들이 경영권 확보 후 독자 행보를 시도할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 어도어 경영진이 투자자 유치를 위해 대외비인 계약서 등을 유출했으며 부적절한 외부 컨설팅까지 받은 정황을 파악했다고 했다. 이어 25일 오전 중간 감사결과를 발표, 물증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 대표 측은 회사 탈취 시도는 사실무근이라 반박한 바 있다. 민 대표 측은 그러면서 이번 사태의 본질은 ‘빌리프랩 소속 그룹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사태’라고 주장했다. 민 대표 측은 아일릿이 뉴진스의 콘셉트를 카피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하이브가 보복성 해임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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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어도어 대표는 “하이브가 날 배신했다”고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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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어 중간감사를 마친 하이브는 민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을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하이브 측은 이번 고발과 함께 30일 열릴 예정인 이사회에서 민희진 대표의 해임도 요구한다는 입장이다.

민 대표와 하이브의 대립이 길어지면서 다음달 컴백을 앞둔 어도어 소속 그룹 뉴진스의 컴백에도 빨간불이 켜지는듯 했다. 이와 관련 민 대표는 27일 예정된 뉴진스 신곡 뮤직비디오 릴리즈와 컴백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하이브는 입장문을 내고 “오늘 민희진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주장한 내용은 사실이 아닌 내용이 너무나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민 대표는 시점을 뒤섞는 방식으로 논점을 호도하고, 특유의 굴절된 해석기제로 왜곡된 사실관계를 공적인 장소에서 발표했다”면서도 “당사는 모든 주장에 대하여 증빙과 함께 반박할 수 있으나 답변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해 일일이 거론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언론 문의 중 경영적으로 반드시 명확히 밝혀야 하는 사실에 대해서는 성실히 말씀드리겠다”며 “당사는 민 대표가 ‘대화 제의가 없었다’, ‘이메일 답변이 없었다’는 등의 거짓말을 중단하고 요청드린대로 정보자산을 반납하고 신속히 감사에 응해줄 것을 정중히 요청드린다. 이미 경영자로서의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입증한만큼 어도어의 정상적 경영을 위해 속히 사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또한 아티스트와 부모님들을 지속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아티스트의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니 중단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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