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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이재명 “의제 조율 없이 일단 尹 만날 것”… 영수회담 준비 ‘급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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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실무회동까지도 의제 설정 두고

교착상태 빠졌던 대통령실·민주당

이 대표의 ‘통 큰 양보’로 걸림돌 해소

3차 실무회동 이후 회담 일정 나올지 주목

사전 실무 논의에서부터 교착상태에 빠질 듯했던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 첫 영수회담 준비 과정은 이 대표가 의제조율 없이 일단 만나겠다는 ‘통 큰 양보’를 하면서 급물살을 타게 됐다. 양측 실무자 간 협의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이 전국민 25만원 지원금 지급에서 각종 특검법안, 나아가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까지 요구하면서 자칫 어그러질 뻔했던 영수회담 시점이 가시권에 들어선 것이다.

이 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주재한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랜만에 하는 영수회담이라 의제도 정리하고 미리 사전조율도 해야 되는데, 그것조차도 녹록지 않은 것 같다”며 “다 접어두고 먼저 윤 대통령을 만나도록 하겠다”고 깜짝 발표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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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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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복잡한 의제들이 미리 정리됐으면 좋았을 텐데 쉽지 않은 것 같다”며 “정리하느라 시간을 보내기가 아쉽기 때문에 신속하게 만날 일정을 잡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 “대통령을 만나 총선에서 드러난 우리 국민들의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하도록 하겠다”며 “민생 현장의 참혹한 현실을 제대로 전달하고 필요한 조치들을 할 수 있도록 요청 드리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도 우리 국민들의 어려운 상황, 총선 민의를 잘 들어주시고 절박한 심정으로 어떻게 하면 이 난국을 타개할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와 관련,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이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에게 이날 오전 전화를 걸어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의 회담을 적극 수용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권혁기 당대표 정무기획실장이 전했다. 이날 오전 중 대통령실과 민주당 실무자 간 3차 실무회동이 열린다. 결과는 오후 2시 발표 예정이다.

전날까지만 해도 대통령실과 민주당 실무자들은 2차 사전 실무회동에서 어떤 의제를 영수회담에서 다룰지를 두고 견해차만 확인한 채 향후 일정도 잡지 못하고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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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왼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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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실장은 “저희가 제시한 의제에 대해 대통령실의 검토 결과를 기대하고 회의를 진행했는데, 대통령실에서 검토 결과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고 날 선 반응을 보였다. 반면 홍 수석은 “의제 제한을 두지 않고 다양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사전 의제조율이나 합의가 필요 없는 자유로운 형식의 회담을 가능한 빠른 시일 내 개최하자고 제안했다”며 “(그것이)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만나 형식이나 조건에 구애받지 말고 국정 전반에 대해 폭넓고 다양한 대화를 해달라는 국민 여론과 일치한다”고 맞섰다.

이 대표의 양보로 실무 단계 논의를 가로막던 장벽이 사라짐에 따라 기본적인 의전 및 회담 장소, 배석자 등 회담의 형식적인 측면에 대한 양측 협의가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권혁기 실장은 “대통령과의 회동을 (이 대표가) 수락한 것이다. 수용한 것이다. 그게 팩트다”라며 “저희가 제안한 의제에 대한 대통령실의 성의 있는 검토의견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이 대표가)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회동 제안에 화답한 이 대표의 뜻을 환영한다”며 “일정 등 확정을 위한 실무 협의에 바로 착수할 것”이라고 했다.

배민영·이현미·최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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