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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6만명 안전 우려"…시위대 ·경찰 충돌에 미 대학 졸업식도 취소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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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전쟁을 계기로 한 미국 대학가 내 '반이스라엘·친팔레스타인' 시위와 이를 막으려는 경찰의 대응이 격해지며 5월 10일(현지시간) 예정된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졸업식 메인 행사가 취소됐다. /사진=USC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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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전쟁을 계기로 한 미국 대학가 내 '반이스라엘·친팔레스타인' 시위와 이를 막으려는 경찰의 대응이 격해지며 일부 주요 대학의 졸업식도 취소됐다. 미국의 주요 대학들은 대부분 5월에 졸업식을 연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주 서던캘리포니아대(USC)는 이날 성명을 통해 "내달 10일 오전 90분(오전 8시30분~10시)간 열릴 예정인 메인 무대 행사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는 6만5000명의 학생과 가족·친구 등이 모두 참석하고, 학생 대표의 연설 등이 진행되는 졸업식 최대 행사를 열지 않겠다는 것이다.

USC 관계자는 "5월에 예정된 6만5000명 이상 규모의 행사에 대한 새로운 보안 조치를 마련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친팔레스타인 시위로 인한 안전 문제를 졸업식 취소 배경으로 설명했다. USC는 앞서 올해 졸업생 대표로 뽑힌 무슬림인 학생 아스나 타바섬의 졸업 연설도 보안 문제를 앞세워 취소했다.

외신은 타바섬의 졸업 연설 취소는 그의 팔레스타인 지지와 관련이 있다고 짚었다. 타바섬은 소셜미디어(SNS)에 "팔레스타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알아보세요"라는 문구로 시작하는 슬라이드쇼 링크를 고정하며 팔레스타인을 지지했다. 타바섬의 졸업 연설 취소로 USC 내 반유대인·이스라엘 논란은 더 거세졌고, 결국 졸업식 메인 행사도 열리지 않게 됐다.

USC의 졸업식 메인 행사 개최는 취소됐지만, 8~11일에 열리는 박사 학위 수여식 및 축하 행사 등 소규모 행사는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학교 측은 안전 문제를 우려해 일정 조정과 졸업식 행사 참석을 위한 티켓 발부 등 세부 사항을 조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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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찰이 25일(현지시간) 에모리대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를 체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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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은 USC의 졸업식 취소 발표는 전날 밤 학교 캠퍼스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대 중 90명 이상이 경찰에 체포된 이후 나왔다며 대학가의 시위 격화와 함께 경찰의 시위대 진압 강도도 높아지고 있다고 짚었다. 미국 현지 경찰은 전날 밤부터 USC, 텍사스대의 오스틴 캠퍼스, 에모리대, 에머슨대에서 시위자 다수를 체포했다. 보스턴 경찰은 이날 오전 에머슨대에서 108명을 체포했고, 경찰관 4명이 시위대와 대치하는 과정에서 다쳤다고 밝혔다. 텍사스주 공공안전부는 전날 오후 9시 기준 34명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앞서 뉴욕대, 예일대, 미네소타대 등에서도 100명 이상의 시위대가 경찰에 체포됐다.

미국 에모리대에서 경찰 3명이 친팔레스타인 시위대 중 한 명을 제압하고 있다. /영상=엑스(옛 트위터)

SNS에는 학교 캠퍼스 골목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출동하는 장면이 담긴 사진과 영상들이 공유됐다. 공유된 영상에는 학생들이 서로 팔짱을 끼고 우산을 이용해 경찰에 저항하는 모습과 경찰들이 시위자들을 바닥에 떠미는 모습 등이 담겼다. 에모리대에서 경찰 3명이 학생 한 명을 제압하는 모습이 당긴 동영상도 SNS에 퍼졌다. 영상 속 경찰들은 학생의 손을 뒤로 해 수갑을 채워 제압했고, 이 중 한 경찰은 학생 다리에 계속해서 테이저건을 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던캘리포니아대(USC)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대 진압을 위해 이동 중인 경찰들 /영상=엑스(옛 트위터)미 대학가 내 친팔레스타인 시위는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수개월째 이어졌었다. 그러다 최근 경찰의 컬럼비아대 시위대 체포를 계기로 미국 전역으로 퍼졌다. 학교 측과 시위대가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경찰의 진압으로 양측 간 갈등의 골은 한층 깊어져 협상 타결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 WSJ은 시위대는 자신의 요구가 수용될 때까지 캠퍼스를 점령한 텐트 시위를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라며 친팔레스타인 시위대와 경찰, 학교 당국 간 마찰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각 대학의 시위대는 미국이 이스라엘과의 재정적 관계를 끊고,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을 조장하는 기업으로부터 투자금을 회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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