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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한구 전 통상교섭본부장 “트럼프 돼도 IRA·칩스 폐기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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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한국상공회의소 ‘美대선’ 강연
법안 놔두고 하위 규정 수정할 듯
한국 對中 수출 비중 갈수록 줄어
아세안·인도 대체시장으로 유망
누가돼도 美보호무역주의 지속


매일경제

통상교섭본부장을 역임한 여한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이 25일(현지시간) 뉴저지 포트리 더블트리호텔에서 열린 미한국상공회의소 주최 세미나에서 ‘2024년 미 대선 예상 및 대선 후 경제정책 전망’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윤원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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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되어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나 칩스법(Chips Act)은 폐기 못할 것이다.”

통상교섭본부장을 역임한 여한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연구원은 25일(현지시간) 뉴저지 포트리 더블트리호텔에서 열린 미한국상공회의소 주최 세미나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이날 ‘2024년 미 대선 예상 및 대선 후 경제정책 전망’을 주제로 강연했다.

여 연구은 “한국 기업들이 트럼프 재선 시 조 바이든 대통령의 기존 정책을 모두 폐기할까 걱정하지만 IRA나 칩스법과 같이 법으로 된 것은 현재 미 의회 구조상 폐기가 어렵다고 평가했다. 현재 상원은 공화당이, 하원은 민주당이 다수를 점하고 있다.

다만 그는 하위규정 변경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IRA 세부지침에 따라 전기차 구매 소비자는 최대 7500달러 보조금을 받을 수 있지만 이 금액이 줄거나 수헤자가 소비자에서 생산자 등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여 연구원은 이어 “한국 내부에서 보면 트럼프의 정책이 한국을 타겟으로 하는 것 같지만, 중국과 멕시코가 핵심”이라며 “한국은 트럼프1기 때도 다른 나라에 비해 미국과 통상 관계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끌어온 역량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수출 지형이 구조적으로 변화 중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구조적으로 줄어들고 있어 이에 대응해야 한다는 말이다.

여 연구원은 “올 1분기 한국의 수출 중 미국 비중이 18%, 중국 비중이 17%로 20년만에 처음으로 역전됐다”면서 “앞으로도 중국 비중은 구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어 “중국이 지난 2015년부터 시진핑 주석이 기술독립을 최우선순위로 추진하면서 중국에 중간재 수출해서 같이 성장하는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여기에 IRA, 칩스법 등으로 한국의 대미 투자가 늘어나고 있어 중국 투자와 수출은 더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여 연구원은 중국 대체 수출 시장으로 아세안과 인도를 제시했다. 그는 “아세안과 인도는 강한 성장세와 인구를 감안하면 지금도 수출 비중이 늘어나고 앞으로도 충분히 중국 수출 축소를 보완할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여 연구원은 트럼프나 바이든 중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미국의 보호무역정책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 처럼 중요 표밭인 미시건주, 위스콘신주 등 미드웨스트 유권자에 어필하기 위해 보호무역주의 공약을 내고 있다”면서 “바이든이 되더라도 상당 부분의 보호무역주의 공약은 이행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과 트럼프의 공통된 부분이 미국의 제조업 부흥과 중국 패권 경쟁이기 때문에 미국의 기술패권 정책 역시 누가 되더라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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