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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단독] “알리 점령한 김여종, 누구?”…알고보니 김여정, 이게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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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이커머스 알리 살펴보니
월북 종용 메시지 옷에
반미 정서 담긴 상품도
여론 의식 韓쇼핑몰선
北 관련 물건 철저 단속


매일경제

알리익스프레스에서 25일 ‘김요종 희망 소프트 버튼’이라는 이름으로 판매 중인 액세서리. 김여종은 김여정 북한 노동장 부부장의 의도적 오타로 추정된다. [사진=알리익스프레스 앱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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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가로 선풍적 인기를 끄는 중국 이커머스(전자 상거래) 알리익스프레스에 북한 체제를 찬양하는 상품이 다수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한국 소비자 정서를 고려하지 않은 채 상품 구색을 확충하는 데만 급급한 결과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중국 직구앱에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10대 청소년들까지도 구매를 확대하는 상황인 만큼 공신력있는 기관이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6일 알리익스프레스 검색창에 ‘북한’ 또는 ‘north Korea’ 등의 단어를 입력하면 북한 체제와 지도층을 미화하는 여러 상품을 발견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김여종 애니메이션 와이푸 티셔츠’란 이름으로 판매되는 캐릭터 티셔츠가 있다. 북한의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을 애니메이션 캐릭터처럼 새겨 넣었다. ‘김여종’이란 상품명은 업체 측 검색어 필터링에 걸리지 않기 위해 김여정을 일부러 틀리게 쓴 것으로 해석된다. 캐릭터가 서 있는 배경에는 북한 인공기 별 모양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등의 문구가 새겨져 있다. 아울러 ‘김요종 희망 소프트 버튼’이란 이름으로 팔리는 뱃지는 김 부부장 사진을 직접 프린팅했다.

북한의 로켓 발사를 미화한 티셔츠도 판매 중이다. ‘강성대국의 첫 포성’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티셔츠엔 하늘로 솟아오르는 로켓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이는 2009년 발사된 광명성 2호 로켓의 모습인 것으로 보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09년 4월5일 북한이 인공위성 ‘광명성 2호’를 발사한 뒤 ‘결의 1874호’(2009년 6월12일)로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어떠한 발사”도 금지하고 있다.

월북을 종용하는 듯한 메시지가 담긴 상품도 판매되고 있다. ‘north Korea is calling and I must go’라고 적힌 티셔츠다. 직역하면 ‘북한이 부르니 나는 가야만 한다’는 뜻이다. 북한의 국가 상징물인 국장이 그려진 상품도 있다. 국장은 북한이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해 사용하는 대표적 수단이다.

반미 정서를 드러낸 상품도 많다. ‘미제는 함부로 날뛰지 말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에는 북한 인민군과 중국군으로 보이는 2명이 미국인을 총으로 찍어내리는 모습이 새겨졌다. ‘미제를 단매에 때려 눕히자!’는 티셔츠에는 거대한 주먹이 성조기를 든 사람들을 깔아뭉개는 그림이 그려졌다.

한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북한’이나 ‘north Korea’ 등으로 검색했을 때는 주로 북한과 관련한 책이 나온다. 아예 문제 소지를 없애기 위해 북한 연관 검색어를 금지하는 곳도 많다.

국내 주요 이커머스는 독재 정치나 제국주의를 찬양하는 물건을 차단하기 위해 모니터링 전담팀을 운영한다. 셀러(판매자)가 올린 물건의 상품명이나 사진에 사회 보편 정서와 어긋나는 부분이 발견되면 판매를 중단시킨다. 문제가 되는 물건을 올린 셀러에겐 경고를 내리고, 경고가 누적되면 아이디 사용을 제한한다. 한 이커머스 관계자는 “셀러가 자유롭게 물건을 판매하는 오픈마켓 특성상 이따금 반사회적 상품이 올라오기도 하지만, 모니터링과 제보 접수를 통해 최대한 빨리 조치한다”며 “논란의 소지가 있을 만한 제품 판매를 금지하는 게 국내 업체들의 공통된 분위기”라고 전했다.

반면, 알리는 지난해 12월 100억원을 투자해 한국 판매 상품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가품 단속’에만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앞서 알리는 도수 있는 안경이나 콘택트렌즈, 멜라토닌 등 온라인 거래가 금지된 상품을 판매해 지속적으로 논란을 일으켜 왔다. 한복 카테고리에 중국의 전통 의복 한푸(漢服)를 판매하는 등의 행태도 거듭 도마 위에 올랐다. 판매 상품이 여론의 질타를 받을 때 일시적으로 대응할 뿐, 국내 법과 사회 정서를 고려한 적극적인 모니터링은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한편 관세청은 26일 서울세관에서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를 비롯해 국내외 해외직구 플랫폼 담당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특히 6월부터 실시할 예정인 부정수입물품 유통 실태조사에 처음으로 참여하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를 대상으로 실태조사 항목, 조사방법, 조사일정 등에 대하여 설명하는 한편 향후 국내 소비자 보호를 위한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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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익스프레스에 북한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북한 체제를 미화하는 듯한 상품이 다수 추천된다. [사진=알리익스프레스 앱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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