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7 (화)

시진핑, 블링컨에 “美-中 악랄한 경쟁 말아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美번영 원해” 관계개선 밝히면서도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 많이 남아”

美대선-中침체 속 갈등자제 모색

동아일보

ⓒ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과 미국은 악랄한 경쟁 대신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6일 중국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을 만났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패권 갈등 중인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다만 미국이 중국의 발전을 막지 않아야 협력이 가능하다는 점도 거론했다.

26일 관영 신화통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블링컨 장관을 만나 “올해는 양국 수교 45주년이 되는 해”라며 “악랄한 경쟁 대신 상호 성공을 위해 양국의 차이점을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는 중국과 미국이 함께 발전할 수 있을 만큼 넓고 중국은 미국의 번영을 원한다”며 “미국 역시 중국의 발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기를 희망해야 양국 관계가 나아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블링컨 장관 또한 “양국이 수 주 안에 인공지능(AI) 관련 회담을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시 주석은 “지난 몇 달 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소통을 유지하며 긍정적인 진전을 이루었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해 6월 블링컨 장관의 첫 베이징 방문 이후 10개월 만이다. 최근 미 의회는 중국 소셜미디어 틱톡을 미 시장에서 퇴출시키기 위한 ‘틱톡 강제 매각법’을 가결하고,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또한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3배 높이라고 지시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또한 중국의 과잉 생산에 따른 헐값 수출을 문제 삼는 상황이어서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을 받았다. 11월 미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바이든 대통령, 경제 둔화와 장기 집권에 대한 비판에 시달리는 시 주석 모두 더 이상의 충돌을 막고 양국 관계를 관리할 필요성을 느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중국 당국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시 주석은 지난해 회동과 마찬가지로 이날 회의 때도 블링컨 장관보다 상석에 앉았다. 시 주석이 테이블 중간의 상석에 앉고 블링컨 장관은 시 주석을 기준으로 오른쪽 테이블, 블링컨 장관의 맞은편엔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앉았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왕 외교부장과도 만났다. 왕 부장은 특히 대만 문제는 결코 넘어서는 안 되는 레드라인이라며 “대만 분리독립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지 말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블링컨 장관 또한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계속 지원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는 등 양국의 팽팽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