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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돌도 항아리도 '묶기 대가' 92세 이승택, 해외서 러브콜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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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LA이어 베니스서 제임스 리 바이어스와 전시 화제

갤러리현대, '프리즈뉴욕2024' 이승택 솔로 부스로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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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현대, 프리즈 뉴욕 2024 참여_이승택 솔로 부스.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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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한국 아방가르드 미술 선구자인 92세 이승택 작가의 해외 진출이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돌이든 항아리든 철사나 노끈으로 묶어 비조각을 조각으로 만드는 '묶기의 대가'로 유명하다.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고 주장한 50년 전 그의 철학이 21세기에 통하고 있다. 일상적 사물에 새로운 성격을 부여하고 실험하면서 조각, 평면, 설치, 퍼포먼스, 대지미술, 포토페인팅, 꼴라주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지속해왔다.

지난 20일 개막한 2024 베니스비엔날레 기간 베니스의 유서 깊은 궁인 팔라조 로레단에서 선보인 이승택, 제임스 리 바이어스의 2인전은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또한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 이어 로스앤젤레스의 해머미술관으로 순회중인 'Only the Young: Experimental Art in Korea, 1960s?1970s' 전시에서 그의 주요 작품들이 대거 소개되고 있다.

전속인 갤러리현대가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베니스 전시에 이어 5월1~5일 개최하는 '프리즈 뉴욕2024'에도 참가, 이승택의 솔로 부스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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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택, 무제, 1962, 청동에 금박, 철사, 종이, 42.5 x 11 x 9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Gallery Hyundai. 갤러리현대 제공JPG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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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현 현대, '프리즈 뉴욕2024' 이승택 단독 전시

세계적인 아트페어인 프리즈 뉴욕에 이승택 단독 부스로 참가하는 갤러리현대는 이승택 특유의 관람자의 사고를 전환하는 거침없음과 유머가 묻어나는 작품 50여 점을 대거 소개한다. ‘비조각’의 개념에서 출발해 “세계 속의 나의 한국”을 실현하여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예술 작품을 창작하고자 하였던 이승택의 작업 연대기를 전한다.

이승택이 작업 활동을 시작한 1950년대 한국은 한국전쟁 직후 식민 통치와 전쟁으로 잊히고 파괴된 전통을 되살리기 위한 여러 시도가 정책적으로 진행되고 있던 시기였다. 이승택은 전통예술의 범주에 포함되지 못한 민속품이자 일상용품인 고드랫돌에 눈을 돌렸다.

당시 한국의 주류미술인들은 선진적인 해외미술의 모방을 통해 가능하다고 주장했지만 이승택은 민속 문화에의 관심을 드러내며 한국 고유의 민속 신앙물인 장승을 모티프로 삼았다. “민족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고드랫돌, 장승, 오지, 한지 등의 재래적 사물들을 통해 민속과 예술의 만남을 시도했다.

바람, 연기, 불과 같은 물질적인 양감이 없는 자연 현상을 우리가 시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순간적으로 ‘조각’한 설치 및 퍼포먼스 형식의 ‘비물질’ 시리즈와 조각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일상의 사물을 묶거나 혹은 오브제에 매어진 흔적을 의도적으로 남겨두는 ‘묶기’ 시리즈가 대표작품이다.

특히 ‘묶기’ 시리즈는 사물의 형태와 본성을 뒤집고 낯익은 일상을 전복시키는 ‘비조각’을 향한 작가의 주요한 미적 방법론이었으며, 이는 당대 다른 작가들과 차별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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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택, 무제, 1988, 종이에 콜타르, 페인트, 79 x 108 x 3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Gallery Hyundai. 갤러리현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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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현대는 이번 프리즈뉴욕에 노끈을 활용한 '매어진 백자', '매어진 돌', '노끈 캔버스' 등 시리즈의 대표작들 뿐만 아니라, 작가의 대표적인 ‘비물질’ 시리즈인 '바람' 퍼포먼스를 바탕으로 제작한 회화 작품들과 환경 문제에 대한 반응으로 폐기될 재료를 재활용하고자 제작했던 콜타르 회화도 최초로 선보인다.

한편, 방대한 작업을 이어온 이승택의 작업 세계에서 '(UN)BOUND'와 'NON?MATERIAL'을 주제로 선별한 대표작과 에세이를 담은 모노그래프가 출간되어 리졸리 뉴욕에서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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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택. Courtesy of the artist and Gallery Hyundai. 갤러리현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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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묶기 대가' 이승택은?

1932년 함경남도 고원에서 태어났다. 홍익대학교에서 조각을 전공했다. 1964년 전위적 조형성을 추구한 '원형회'에 합류하며 조각전의 형식을 혁신했다. 1970~1980년대에는 일상의 오브제를 비롯한 다양한 재료와 형태의 ‘묶음’, ‘해체’ 시리즈 작품으로 꾸준히 전시에 초대됐다. 1980년에 ‘비조각’이라는 개념으로 정립되고 연기, 바람, 불, 물 등 비물질 재료의 시각화 작업은 가속화된다. 2009년 백남준아트센터 미술상을 받으며 본격적으로 재평가 받기 시작했다.

커낼 프로젝트, 뉴욕(2023); 갤러리현대, 서울(2022, 2015, 2014); 국립현대미술관, 서울(2020); 화이트 큐브 갤러리, 런던(2018); 팔라초카보토, 베니스(2017); 레비고비 갤러리, 뉴욕(2017) 등 국내외 주요 기관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작품은 뉴욕현대미술관, 뉴욕; 시드니현대미술관, 시드니; 테이트 모던, 런던; 구겐하임미술관, 아부다비; M+, 홍콩;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소마미술관 등 세계의 주요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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