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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새로 나온 책] 진짜 노동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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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진짜 노동(데니스 뇌르마르크 지음, 손화수 옮김, 자음과모음, 2만2000원)=뇌르마르크는 2년 전 국내 출간돼 주목받은 ‘가짜 노동’의 저자다. 그 후속작인 이 책은 조직 내에서 가짜 노동을 없애고 진짜로 일하는 문화를 만들어가자고 제안한다. 우선 없애야 할 것이 ‘헛소리’ 문화다. 헛소리는 실속은 없고 겉만 번지르르하게 좋아 보이는 조직 문화를 조성한다. 저자는 이것이 가짜 노동의 본질이라며 “아무도 말뿐인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진짜 노동을 위해선) 솔직하고 구체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라”고 한다. ‘변화 증후군’도 피하라고 조언한다.

세계일보

여자가 왜 세상을 지배해야 하는가(디디 마이어스 지음, 민지현 옮김, 페이퍼로드, 1만9800원)=저자는 1993년 빌 클린턴 행정부 백악관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31세로 최연소이자 첫 여성 대변인이었다. 유리천장은 견고했다. “백악관의 여성보좌진은 직무에 걸맞은 책임은 져야 하나 그 직무에 필요한 권한은 보장받지 못했다.” 직급이 낮은 남자 직원보다 연봉을 덜 받았고, 중요 정보도 공유받지 못했다. 옷차림 지적까지 받았다. 저자는 유리천장의 최전선에서 싸운 여성 지도자들의 증언, 누적된 연구 결과 등을 조명하면서 여성이 주도권을 확보했을 때 나타날 긍정적인 세계를 상세히 그린다.

세계일보

그들의 슬픔을 껴안을 수밖에(이브 엔슬러 지음, 김은지 옮김, 푸른숲, 1만8800원)=‘버자이너 모놀로그’ ‘아버지의 사과 편지’ 등을 쓴 극작가 이브 엔슬러가 지난 45년에 걸쳐 써 온 시, 산문, 편지, 에세이 등을 엮어 책을 펴냈다. 그는 성폭력과 가정폭력으로 얼룩진 어린 시절을 지나 난민, 노숙자, 여성, 에이즈 환자 등 사회가 외면한 사람들의 슬픔까지 기꺼이 자신의 슬픔으로 껴안으며 글을 썼다. 글쓰기만이 혼돈과 폭력 속에 담긴 숨은 의미를 찾아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실로 쓰고자 했던 문장에서 늘 한 발짝, 한 단어가 모자랐다. 그래도 최선을 다할 뿐. 그러다 보면 언젠가 진정한 글을 쓸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저자는 희망한다.

세계일보

느낌과 알아차림(이수은 지음, 민음사, 1만8000원)=부제는 ‘나의 프루스트 읽기 연습’. 문학 편집자로 22년간 일한 저자가 현대 프랑스 문학의 고전 중의 고전으로 손꼽히는 ‘읽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3년 4개월에 걸쳐 촘촘하게 읽고 나서 쓴 26편의 독서 에세이 모음이다. 거대한 산맥과도 같은 작품과 긴 시간 씨름하며 던졌던 질문들에 대한 답을 저자가 스스로 찾아갔던 과정을 빈틈없는 꼼꼼한 기록으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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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3-역사의 배후(유발 하라리 글, 다비드 반데르묄렝 각색, 다니엘 카사나브 그림, 김명주 옮김, 김영사, 1만9800원)=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그림으로 풀어낸 그래픽 노블 시리즈 중 3번째 책이다. 원작에 TV 리얼리티 쇼 형식을 더해 인류 문명의 역사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냈다. ‘진화!’ 쇼에 랜덤(우연), 클래시 우먼(충돌), 사이클 우먼(순환) 등이 참가해 제각기 자신이 역사의 조종자라고 주장한다. 여기에 레이디 엠파이어(제국)와 캡틴 달러(화폐), 스카이맨(종교)이 가세한다. 이 책은 영웅이나 큰 사건보다는 제국, 돈, 종교와 같은 배후 세력이 역사의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세계일보

돌들이 말할 때까지(김경만 지음, 파우스트, 2만원)=4·3 사건으로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할머니 다섯 분의 이야기를 담았다. 다큐멘터리 대본집이기도 하다. 피해자들의 생생한 진술을 통해 4·3의 잔인성과 폭력성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할머니들의 구술을 제주 방언에 능숙한 조사원들이 채록했고, 이를 토대로 다큐멘터리를 연출한 김경만 감독이 글로 썼다. 아기를 낳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았던 박춘옥 할머니는 이렇게 증언한다. “전깃줄 엄지손가락에 양쪽 감아서 박박 (손잡이를) 돌리면 탄탄 오그라져 죽었다가(기절했다가) 살아나고 그거 돌릴 때는 죽어버렸다가(기절했다가) 그거 안 돌리면 살아났다…”

세계일보

폐와 호흡(마이클 J 스티븐 지음, 이진선 옮김, 사람의집, 2만5000원)=폐는 하루 2만3000번, 평생 6억번 이상 산소를 흡입하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미국 폐의학자이자 호흡기내과 박사인 저자는 폐와 호흡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진화의 역사와 의학사의 측면에서 짚는다. 또 폐 질환 환자를 치료한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폐 건강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예방법을 소개한다. “최선의 방법은 언제나 상식의 실천이다. 여기에는 흡연을 피하고, 작업 공간과 집에서 공기를 깨끗하게 유지하며, 호흡 운동과 요가를 비롯한 신체 단련 계획을 세우는 활동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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