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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美 대학가에서 시위가 불붙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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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사월의 마지막 토요일입니다. 봄꽃의 후발주자인 철쭉과 겹벚꽃, 사과꽃도 하나둘씩 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마음이 들세라 신록들이 돋아나며 세상을 푸르게 물들입니다. 어느날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흔들리는 나무들이 연둣빛 물결을 이루고 있었는데, 그 풍경이 어찌나 아름답던지요.

책이나 신문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계절이지만, 지구촌 교양인으로서 국제 뉴스를 놓칠 순 없는 법입니다. 이번 주에 세계 각지에선 어떤 기상천외한 일들이 일어났을까요? 조선일보 국제부가 이 주의 국제 소식을 일곱 꼭지로 정리했습니다.

◇세 달 남은 프랑스 파리 올림픽, 미리 엿보기

조선일보

프랑스 파리의 센강에서 올해 7월 열리는 올림픽을 앞두고 정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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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들의 스포츠 축제, 올림픽 개최를 세 달 앞두고 프랑스 파리가 분주합니다. 파리의 안 이달고 시장은 지난 23일 진행한 간담회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올여름 내내 파리에서 다양한 참여형 문화·스포츠 행사를 연다”며 “파리 시민과 이곳을 찾는 모든 세계인이 파리라는 도시의 거대한 축제에 푹 빠지는 경험을 하게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달고 시장은 기존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는 등 올림픽으로 인한 탄소 발생을 줄이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기도 했습니다. 센강에 개방형 강수욕장을 만들고, 시청 광장에서는 마라톤 등 참여형 스포츠 행사를 진행하는 등 기존 명소를 활용하는 것도 그러한 목표의 일환이라고 하는데요.

이번 올림픽을 통해 파리시(市)는 광범위한 도시 재생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중동·아프리카 이민자들이 집중적으로 거주해 낙후된 우범 지역으로 인식되어 온 파리 북부 외곽 개발에 나선 것이 대표적인데요. 이민자 폭동이 자주 발생해온 방리유(변두리) 지역인 생드니에 대규모 선수촌과 최신식 수영 센터를 지었다고 합니다. 또 파리시는 하수 시설을 뜯어고치는 등 대대적 수질 개선 사업을 벌여 센강을 ‘수영 가능한 강’으로 바꿨습니다. 올림픽 때는 개막식·강수욕(江水浴)을 비롯해 철인 3종의 수영 경기가 센강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올림픽을 앞두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파리. 이곳의 현지 분위기를 정철환 특파원이 전했습니다. 이달고 시장과의 일문일답 인터뷰가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보세요.

파리 20개區 미니 올림픽, 센강엔 ‘강수욕장’…여름 내내 문화 축제

변두리 대개조, 친환경 건축… 파리가 바뀐다

◇미국, 84조원 우크라이나 지원안 통과

조선일보

23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과 우크라이나 국기 모양의 배지를 단 채로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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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가까이 표류했던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이 23일 연방 의회를 통과했습니다. 이어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해당 예산안에 서명하며 미 정부는 즉각 10억달러(약 1조3700억원) 규모의 무기 수송 준비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법안에 서명한 뒤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몇 시간 내에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방공 탄약, 대포, 로켓 시스템, 장갑차 등을 위한 장비를 우크라이나에 보내기 시작한다”며 “나는 운송이 바로 시작되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같은 날 영국 정부도 우크라이나에 5억 파운드(약 8530억원) 규모의 무기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서방 지원에는 우크라이나가 특히 부족을 호소하고 있는 탄약·미사일이 대규모로 포함됐다고 전해졌는데요.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을 막고 반격에 나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서방의 지원을 받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대한 반격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을까요?

미 의회 84조원 우크라 지원안 통과...“우크라 반격 발판 마련할 듯”

바이든, 우크라 예산 지원에 서명 “최대한 빨리 무기 지원”

◇일본 새 지폐 도입에 비상 걸린 라멘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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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국민 음식 라멘./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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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라멘(라면) 업계가 일본 중앙은행의 올여름 ‘신권 발행’을 앞두고 울상이라고 합니다. 새 지폐를 만드는데 왜 라멘 업계가 이렇게 반응하는 걸까요? 바로 결제 기기 때문입니다. 일본 라멘 가게는 따로 마련된 현금 발권기에 소비자가 직접 현금을 집어넣고 라멘 교환권을 받는 주문 방식이 일반적이라, 현금이 바뀌면 새 발권기가 필요합니다. 이런 탓에 “(자판기 교체비) 100만엔을 벌려면 하루 100그릇을 팔아도 최소 반년은 걸린다”라는 푸념이 나오는 것이죠.

라멘은 일본의 ‘국민 음식’인 탓에 가격을 올리기도 쉽지 않습니다. ‘한 그릇당 1000엔(약 9000원) 이상 내고는 사 먹지 않는 음식’이라는 일본 소비자들의 인식이 워낙 강하다고 합니다. 이에 일부 지방정부는 영세 점포들의 발권기 교체 비용을 보조하기로 했습니다.

곧 일본 여행을 앞두고 있다면 아래 기사를 읽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日 새 지폐 도입하는데, 라멘집들이 비상 걸린 이유

[깨알지식]일본은 ‘라멘’, 한국은 ‘라면’… 그런데 무슨 뜻?

◇미국 캠퍼스 전역에 불붙은 反이스라엘 시위

조선일보

24일 미국 텍사스주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에서 기마대를 동원한 경찰이 반(反)이스라엘 시위대를 해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20여 명이 경찰에 연행됐다./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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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에 반대하고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미국 대학생들의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경찰의 해산 명령에 불복해 대학 캠퍼스 내에서 연행되는 학생들이 속출하자, 대학 곳곳에서 학생들이 집결해 텐트를 치고 기마경찰이 진압에 나서는 등 충돌이 격화되는 모양새입니다.

이번 연쇄 시위의 시작은 지난 18일 컬럼비아대에서 학생 100여 명이 경찰에 체포된 뒤 촉발됐습니다. 이 대학 교정에는 텐트 수십개가 들어서 있어 전국적 시위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요. 이런 가운데 24일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 의장이 컬럼비아대를 찾아 대학이 시위를 통제할 수 없을 경우 의회가 연방 지원금 취소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해 학생 시위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치닫자 동부 하버드대, 남부 텍사스대, 서부 서던캘리포니아대 등에서도 수십~수백명의 학생들이 교내 팔레스타인 지지 단체 활동을 학교가 중단시킨 데 대해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둘러싼 미국 내 갈등이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시위를 두고 1968년 미국에서 크게 일었던 베트남전 반전 운동을 닮았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미 대학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아래 기사를 읽어보세요.

뉴욕·텍사스… ‘反이스라엘’ 학생 시위 美 전역으로

베트남전 반전 운동 닮아가는 ‘反유대주의’ 美학생 시위

◇중국에서 유행하는 ‘역겨운 출근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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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청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역겨운 출근룩'. 단정하지 않을 수록 완성도가 높아진다./더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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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복장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분들이라면 매일 ‘오늘 뭐 입지’라는 고민을 하실 겁니다. 출근룩의 정석이라고 하면 누구나 단정한 옷차림에 깔끔한 머리스타일을 떠올릴 겁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이 공식에 역행하는, 이른바 ‘역겨운 출근룩’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하는데요.

중국 청년들은 앞다퉈 개인 소셜미디어 계정에 기괴한 출근 룩을 인증하고 있습니다. 형광 패딩 점퍼, 오리가 그려진 잠옷, 원색 양말 등 ‘단정함’과 거리가 먼 복장일수록 우수한 출근 룩으로 칭송받는 건 물론, 일부러 ‘거지’ 복장을 흉내 내거나, ‘몸뻬’와 같은 펑퍼짐한 여성용 바지를 입은 모습도 있죠.

이같은 열풍의 배경에는 중국의 장기 경제 침체 속에 저임금·고강도 노동에 지친 젊은 세대가 불만 표출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무위(無爲)로 국가와 사회에 소극적으로 저항하는 탕핑(躺平·가만히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운동이 회사까지 침투했다는 겁니다.

떡진 머리에 잠옷 바지...저임금 지친 中청년들 ‘역겨운 출근룩’ 열풍

◇'아르헨서 가장 위험한 도시’ 메시의 고향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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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넬 메시의 고향 아르헨티나 로사리오 라 바하다 마을 일대에 그려져 있는 메시 관련 벽화. /서유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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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꼽히는 축구 선수 리오넬 메시. 여러분은 그의 고향이 어딘지 알고 계신가요? 대부분은 메시가 아르헨티나 출신이라는 사실만 알고 있을 듯합니다. 그의 고향은 아르헨티나에서도 가장 위험한 도시로 꼽히는 산타페주 로사리오라고 하는데요.

왜 이 도시에 이렇게 무시무시한 수식어가 붙었느냐하면, 지난 수년 간 마약 카르텔이 로사리오를 거점 삼아 전국에 마약을 공급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이곳의 인구 10만명당 살인 건수는 22명으로 전국 평균인 4.2명보다 5배 이상 높게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12월 집권한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은 로사리오를 지목해 ‘마약 카르텔과의 전쟁’을 선포하기도 했죠.

하지만 로사리오는 곳곳에 여전히 메시의 흔적이 남아있는, 아름다운 동네이기도 합니다. 그의 생가부터 처음으로 경기에 나선 축구장, 유소년 시절 입었던 유니폼이 진열된 박물관까지 메시가 남긴 발자취도 가지각색입니다. 위험천만하면서도 흥미진진한 이곳을 서유근 특파원이 직접 찾았습니다. 이날 서 특파원은 취재 도중 불심검문을 받기도 했다는데요. 생생한 로사리오 방문기가 궁금한 축구덕후라면 아래 기사를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마약 카르텔이 접수한 도시… 꼬마 메시가 공차던 300m 그 골목은 달랐다

◇”어서오세요, 입장료는 5유로입니다” 베네치아의 실험

이탈리아의 대표 관광도시인 베네치아가 25일부터 관광객들을 상대로 도시 입장료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시 당국이 책정한 입장료는 한 사람당 5유로(약 7400원)로,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4시 들어오는 당일 관광객에 한해 부과한다고 합니다. 198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베네치아 역사 지구가 하나의 거대한 유료 관광지가 된 셈입니다. 이번 입장료 징수는 7월 중순까지 평일을 제외한 공휴일과 주말 등 29일간 시행할 예정입니다.

베네치아가 이같은 조치에 나선 건 많아도 너무 많은 관광객 때문입니다. 베네치아는 코로나 봉쇄가 끝난 뒤 이른바 ‘보복 관광’을 나선 여행객들이 몰려들면서 오버투어리즘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주민들의 요구가 시 당국에 빗발쳤다고 해요.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이 끝난 지난해 베네치아를 찾은 관광객 수는 무려 350만명이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도시에 발을 딛는 것만으로도 입장료를 내야 한다니, 일각에서는 불만이 나오기도 합니다. 오버투어리즘과 도시 입장료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아래 기사를 읽으면서 생각을 정리해보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오버투어리즘에 칼 빼든 베네치아, 세계 최초로 ‘도시 입장료’ 걷는다

이번주 저희가 준비한 원샷 국제뉴스는 여기까지 입니다. 저희는 다음주 토요일 5월 4일에 돌아오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김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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