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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임신부 사망 원인 1위…'이 병' 전조 증상은 두통 [건강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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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중독증 톺아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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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한 시기에 발병하는 임신중독증(전자간증)은 대표적인 고위험 임신성 질환이다. 임신 20주 이후 산모라면 누구에게나, 어느 때나 발생할 수 있다. 미즈메디병원 산부인과 김민형 과장은 “임신중독증은 임신 중 발생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질환 중 하나”라고 말했다. 여성은 나이에 따른 임신 중 합병증 위험이 커진다. 산모와 태아의 생명을 모두 위협하는 임신중독증에 대해 살펴봤다.

임신중독증은 임신으로 새롭게 발생한 임신 중 고혈압 질환이다. 일산차병원 산부인과 김의혁(고위험산모치료센터장) 교수는 “임신 20주 이후에 고혈압을 동반한 단백뇨가 관찰되면 임신중독증으로 진단한다”고 말했다. 혈압이 좀 높아지는 게 얼마나 위험하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전체 임신부 사망 원인의 1위일 정도로 산모·태아에게 치명적이다. 임신중독증은 임신 초기 태반의 형성 장애로 인해 임신 후기로 갈수록 늘어나는 혈액량을 감당하기 어려워 결과적으로 혈압이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대병원 산부인과 남지나 교수는 “혈압이 잘 조절되는 경증이면 별다른 문제 없이 지낼 수 있지만, 중증 임신중독증인 전자간증으로 진행하면 자궁 내 태아 성장이 더뎌지고 태반이 조기 박리되는 등 위중도가 증가한다”고 말했다. 산모도 경련을 일으키고 간 파열, 뇌출혈, 폐부종, 실명 등 심각한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다.



임신부 사망 원인 1위로 꼽혀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첫 임신 연령이 높아지면서 임신중독증 등 고위험 임신성 질환 위험이 커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초산모의 평균 연령은 2006년 29.3세에서 2018년 31.9세로 증가했다. 매년 출생아 수가 점진적으로 줄고 있는 상황에서 전체 임신에서 35세 이상 고령 임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11.9%에서 2018년 31.8%로 오히려 2.6배가량 증가했다. 고령 산모는 그 자체만으로도 임신중독증 등 고위험 임신 위험이 높은 데다 임신할 당시 기저 질환을 동반한 상태에서 임신할 수도 있다. 고령 임신은 젊은 임신부와 달리 불량한 임신 결과의 위험 증가와 관련 있다는 관찰 연구도 있다.

산모와 태아에게 치명적 결과를 야기하는 임신중독증을 의심하는 증상은 다양하다. ▶심한 두통이 지속하거나 ▶시야가 흐릿해지거나 눈앞이 번쩍하는 시각 장애가 생기거나 ▶다리가 퉁퉁 붓는 부종이 생기거나 ▶오른쪽 윗배가 꼬집듯이 아프거나 ▶체중이 일주일에 2~3㎏ 이상 급격히 증가하기도 한다. 김의혁 교수는 “임신중독증 의심 징후 중 하나라도 느껴진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임신중독증은 질병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다. 고작 며칠 새 경증에서 중증으로 악화할 수도 있다.

임신중독증 고위험군은 ▶초산(첫 임신 ▶만 35세 이상 고령 임신 ▶다태(쌍둥이) 임신 ▶이전 임신에서 임신중독증 과거력 등이 있을 때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성지희 교수는 “임신중독증 가족력이 있을 때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모의 엄마·이모·자매 등 모계를 중심으로 임신중독증 가족력이 있다면 임신중독증 발병 위험이 3배가량 높다는 분석도 있다. 남지나 교수는 “비만, 만성 고혈압, 당뇨병, 루푸스 등 기저 질환이 있는 임신부도 임신중독증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위험군,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을



약물치료 등으로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중증 임신중독증의 최종적 치료법은 임신을 종결하는 분만이다. 문제는 산모가 중증 임신중독증으로 위험한 상황이 언제 발생하느냐다. 임신 주수는 태아의 생존율과 가장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김민형 과장은 “임신 34주 이후에 발견된 중증 임신중독증으로 진행하면 바로 분만한다”고 말했다. 임신 34주 이전이라면 태아의 폐 기능 발달 정도 등 임상적 상황을 고려해 분만 시점을 결정한다.

전자간증 등 중증 임신중독증 고위험군이라면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예방적 치료도 고려한다. 미국·영국 등에서는 임신중독증 고위험 위험 인자를 2개 이상 가진 산모에게 임신 12~28주부터 출산 때까지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을 권장한다. 성지희 교수는 “임신 제1 삼분기 후반부터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한 경우 임신중독증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기적 산전 진찰도 중요하다. 고령 임신이라면 임신 20주 차가 됐을 때 임신중독증을 예측하는 혈액검사(sFlt-1/PlGF 검사)를 고려한다. 현재 임신중독증이 걸렸는지 아닌지는 물론 4주 안에 임신중독증이 발생할지도 예측할 수 있다. 임신중독증 위험도가 클수록 관련 수치가 높아진다. 일정 간격을 두고 반복 검사하면 경과 변화도 살필 수 있다. 이를 통해 임신중독증으로 인한 불필요한 입원을 줄일 수 있다. 분만 시기를 결정하는 데도 유용하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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