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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경찰 vs 학생 간 충돌로 번진 미국 대학 반전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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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선 경찰이 진입 거부하기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에 대한 미국 대학 내 반전시위가 확산하며 시위가 경찰과 학생 간의 충돌로 번지고 있다. 대학과 경찰은 교내에 야영지를 형성하고 시위를 이어나가는 학생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연일 강경 대응을 보이는데, 워싱턴에선 비판 여론을 의식해 경찰 당국이 대학의 시위 해산 요청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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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시간주 앤아버에 있는 미시간대의 학생들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대학 캠퍼스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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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WP)는 소식통을 인용해 워싱턴 경찰이 26일(현지시간) 조지 워싱턴대 내 야영지를 형성한 시위대를 철수시켜달라는 대학 관계자들의 요청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경찰 측은 소수의 인원이 평화롭게 시위를 벌이는 것에 대항하는 것이 우려된다며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새벽 3시 경찰관들은 조지워싱턴대에 모여 진입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워싱턴 경찰서장과 고위관계자들은 이들에게 진입을 하지 말라며 물러나라고 명령했다. 당시 시위대의 숫자는 적었고 시위도 대체로 평화로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경찰과 시위대 간의 폭력적인 언쟁 장면이 언론 등에 보도되는 것을 피하고 싶다고 대학 측에 전달했다.

조지워싱턴대 측은 이에 대해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성명을 통해 “시위대가 여러 차례 장소 이동을 거부하자 모든 커뮤니티 구성원의 안전과 보안을 보장하기 위해 경찰에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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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의 컬럼비아대에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설치한 천막.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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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사유지인 대학 캠퍼스 내에서 시위대 철수를 요구를 거부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경찰행정연구포럼의 전무 이사인 척 웩슬러는 캠퍼스 내에서 시위대 철수를 요구하는 대학의 요청을 거절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다른 지역의 경우 캠퍼스 내에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을 벌이기도 했다. 웩슬러는 “(대학은 경찰이 개입해야 할) 설득력 있는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며 아직 워싱턴 경찰 측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앞서 보스턴에선 경찰이 팔짱을 끼고 ‘인간 벽’을 만들려는 시위대를 진압하며 충돌을 빚은 바 있다. 당시 경찰관 최소 4명이 부상을 당하고 에머슨대 여러 학생이 바닥에 밀려나는 등 충돌이 격화됐다. 캘리포니아에선 캠퍼스 내 텐트를 해산하려는 경찰과 시위대가 몸싸움을 벌이며 90명 이상이 체포되기도 했다.

이민경 기자 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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