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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이슈 로봇이 온다

로봇 좋아하는 아이들, 그리고 미래를 열기 위한 어른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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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손성호 한국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


봄이 되면서 풀린 날씨를 한껏 느끼며 최근 주말에 아이들과 함께 자전거를 탔다. 한참을 타다가 갈증을 해소하려고 길가에 카페처럼 보이는 곳에 들어갔는데, 계산대 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지지를 않았다. 자세히 살펴보니 우리가 방문한 시점이 마침 판매원 없이 무인 형태로 카페가 운영되는 시간대였다.

키오스크에서 주문을 입력하고 카드로 결제하자, 카페 한쪽에 있던 로봇 팔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앞에 있던 우리를 인식했는지 팔을 흔들며 인사를 하더니 이내 컵을 집어 얼음과 음료가 나오는 자리에 놓았다.

추출되는 음료를 담은 뒤에는 우리가 들고 가기 편하도록 출입문 근처에 컵을 놓는 등 프로그래밍된 동작을 보여줬다. 아이들은 무척 신기하게 보였는지 음료가 나올 때까지 한순간도 눈을 떼지 못하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현대 사회에서 로봇은 다양한 분야로 활용처를 넓히며 우리 생활에서 접점을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요즘 쇼핑몰이나 리조트에서는 안내 로봇, 뷔페식당에서는 식기 수거 로봇과 심심치 않게 마주친다.

초기에는 제조업 분야의 자동화 수요를 중심으로 성장해 왔지만, 앞으로는 노동력 부족이나 서비스 수요 다양화 등에 대응할 수 있는 분야로 로봇의 쓰임새는 더 확산해 나갈 것이다. 특히 2025년 이후에는 서비스 분야에 활용되는 로봇 규모가 제조 분야에 활용되는 규모를 넘을 것이라는 시장 전망도 나온다.

최근에는 의료기기나 엔터테인먼트 등 기존보다 광범위한 영역에서 다양한 맞춤형 기능 및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개발(R&D)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미래 로봇은 구동 기술이 중심인 기존 흐름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용 반도체가 접목되면서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기능 등이 강화된 획기적인 로봇 개발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올해 초에 국제로봇연맹(IFR)에서 발표한 5대 로봇 기술 동향 중 하나에 속하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정부가 확정한 ‘제4차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2024~2028)’을 살펴보면 중요한 특징이 나타난다. 기존 3차 계획이 표준공정모델 개발·보급에 역점을 두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촉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여전히 제조 로봇의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현재 산업 구조를 어떻게 운용해 서비스 로봇의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것이냐가 목표 달성의 관건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 인력의 육성이 무엇보다 필요해 보인다. 특히 미래 지능화 및 고도화 로봇에 대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계 설계, 전원 및 에너지 관리, 소프트웨어 개발 등 이공계 분야 인력의 공급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국내 상위권 대학의 공대 대학원들마저 정원을 채우기 어려운 우리의 현실은 앞으로 성장할 로봇산업의 경쟁력 확보에 불확실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선물을 사주기 위해 장난감 가게에 가면 여전히 로봇 형태의 다양한 제품들이 주된 관심 대상이 된다. 이러한 아이들의 로봇 사랑이 10년 넘게 지속돼 자신의 전공이나 진로를 선택할 때에도 작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하게 된다.

로봇에 대한 지적 호기심과 관심을 계속해 키워주고 꿈과 연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은 우리 어른들의 몫인 것 같다.

손성호 한국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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