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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르포] 탄력 받는 여의도 재건축 현장 가보니... “단지별 차이 있지만 전망 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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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대교아파트 단지 내에 삼성물산 건설부문에서 건 재건축 응원 현수막이 걸려 있다. /백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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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권은 롯데월드타워, 서부권은 대교아파트. 롯데가 랜드마크를 완성합니다.(롯데건설)’

‘대교아파트의 신속한 사업 추진을 응원합니다.(삼성물산)’

지난 26일 찾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대교아파트 일대. 몇 년 째 지지부진하던 여의도 재건축 정비사업에도 탄력이 붙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아파트 입구에 들어서자, 재건축을 응원하는 여러 건설사들의 현수막이 보였다.

대교아파트 벽은 푸른색 계열 페인트로 깔끔하게 칠해져있었지만, 사실 1975년에 준공된 50년차 아파트 단지다. 대지지분이 큰 만큼 단지 내에는 녹음이 우거져 있었다. 군데군데 구멍이 뚫린 주차장 바닥은 세월의 흔적을 실감하게 했다. 주차 공간이 부족해 ‘이중 주차’를 해 놓은 탓에 주차장은 미로 같이 복잡했다.

대교아파트는 지난해 2월 추진위원회 승인 뒤 11개월 만인 올해 1월 관할 영등포구청으로부터 조합설립인가를 승인 받았다. 조합은 올 상반기 내 정비계획 결정고시를 완료하고 하반기에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후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대교아파트는 서울시 신통기획 자문방식으로 개발을 추진하는 첫 사업장이라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재건축이 되면 현재 4개 동 576가구, 최고 12층에서 용적률 469.79% 지하 4층~지상 42~49층 4개 동의 ‘한강뷰 단지’로 탈바꿈한다.

이처럼 재건축 추진에 속도가 나고 있지만, 실제 거래로 이어지는 사례는 많지 않은 상황이다. 여의도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신통기획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문의는 일부 늘었다”면서도 “토지거래허가제 때문에 실거주를 해야 하는데 몇 십 억씩 내면서 낡은 아파트에 살고 싶은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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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시범아파트 벽 측면에 서울시를 비판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백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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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인근 시범아파트로 발걸음을 옮기니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도로 쪽 아파트 측면에 ‘초고층 강요하는 신통기획 철회한다’ ‘신통기획 1호 속았다! 신청하지 마세요!’ 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이 5층에 걸쳐 붙어 있었다.

주민들이 ‘초고층 재건축’에 대한 고민이 깊은 이유는 사업성 때문이다. 층수가 높을수록 공사비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이에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반대 여론도 강하다. 특히 최근에는 서울시가 노인복지시설인 ‘데이케어센터’ 설치를 주문하면서 소유주들이 반발하는 등 잡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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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양아파트 전경. /백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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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주들도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이 단지 소유주 이모씨는 “서울시에서 우리 아파트가 덩치(규모)가 크다고 자꾸 간섭을 하니 속도가 더 안 나는 게 아니냐”면서 “벌써 옆 단지인 한양아파트와 비교하면 이미 속도 면에선 뒤쳐졌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단지별로 속도나 분위기 면에서 편차가 있긴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의도 재건축의 미래 가치는 우수한 편이라고 했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여의도 노후 재건축 단지는 노후도 대비 매매가가 워낙 비싸고 갭투자도 어려워 앞으로도 거래가 많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최근 시공사를 선정한 한양아파트 전용면적 84㎡가 4억원 오른 가격에 거래된 만큼 낮은 거래 건수의 이유가 미래 가치가 없어서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여의도 재건축 전망은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백윤미 기자(yu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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