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2 (일)

‘잔인한’ 5월 가정의 달…“김밥 사먹기도, 집에서 싸기도 부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서울 신당동에 사는 주부 장모씨(40)는 주말 서울 근교 나들이 계획을 세우다가 고민에 빠졌다. 4인 가족이 외식을 하자니 가격이 부담스럽고, 김밥을 싸려니 재료 값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장씨는 “김밥 김은 물론 노란무, 맛살, 햄, 당근 등 가격이 너무 올랐고 5000~6000원 하던 묶음 김밥재료도 9000~1만2000원까지 2배가량 뛰었다”면서 “외식을 하려면 최소 6만원 이상 필요하고 당일 소풍은커녕 1박2일 캠핑도 엄두를 내지 못한다”고 말했다.

제철 식재료는 물론 햄과 소시지 등 가공식품에 치킨과 버거류까지 연일 가격이 치솟으면서 5월 가정의 달이 ‘잔인하게’ 다가오고 있다.

28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대형마트·슈퍼마켓·백화점·편의점 등 500여곳에서 판매하는 생필품 가격이 지난달에 비해 크게 올랐다.

특히 봄철 나들이에 필요한 채소류와 김밥 재료 등이 비싸졌다. 삼겹살과 함께 즐겨 찾는 쌈 채소 중 깻잎(100g)이 지난달에 비해 53.8% 급등했고 풋고추(100g)는 13.1% 올랐다. 적·청상추(상품)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집계한 소매가 기준으로 평년에 비해 16∼18% 비싸졌다.

쌈장도 만만치 않다. 해표 순창궁 양념쌈장(500g)과 해찬들 재래식 된장(1㎏)이 각각 17.2%, 16.2%씩 올라 장바구니 부담이 커졌다. 설탕과 맛소금 가격도 줄줄이 올랐다. 백설 자일로스 설탕(1㎏)은 지난해보다 29.7%, 큐원 하얀설탕(1㎏)은 26.4%, 백설 하얀설탕(1㎏)은 14.3% 인상됐다. 청정원 미원 맛소금(500g)과 해표 꽃소금(1㎏), 백설 구운소금(500g) 등 소금류 역시 19∼25%까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캠핑을 가거나 김밥을 쌀 때 필요한 가공식품도 올랐다. 주부9단 슬라이스햄(100g)은 18.2%, 동원 싱싱맛살 실속(500g)은 16.5%, 더 건강한 그릴후랑크(600g)는 6.2% 뛰었다. 동원참치 라이트스탠더드(150g)는 7.1%, 농심 신라면 큰사발면(114g)은 5.1% 오름세를 이어갔다.

외식 가격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소비자원의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을 보면 지난달 냉면, 김밥 등 대표 외식 품목 8개의 서울 지역 평균 가격은 1년 전보다 최대 7% 올랐다.

가장 많이 오른 외식은 냉면으로 7.2% 올라 한 그릇에 평균 1만1462원을 기록했다. 김밥은 한 줄에 3323원으로 6.4% 상승했고 비빔밥은 한 그릇에 1만769원으로 5.7% 비싸졌다. 또 김치찌개 백반과 자장면은 각각 8000원, 7069원으로 4.0% 올랐고 칼국수 한 그릇은 9038원으로 3.5%, 삼계탕은 한 그릇에 1만6846원으로 3.1% 각각 치솟았다. 삼겹살은 1인분(200g)에 1만9514원으로 1년 전보다 1.4% 비싸졌다.

경향신문

연합뉴스


김밥·치킨 등 프랜차이즈까지 일제히 가격을 올려 서민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됐다. 김밥 프랜차이즈 바르다김선생은 지난 9일 메뉴 가격을 100∼500원씩 인상해 대표 메뉴인 바른김밥 가격이 43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랐다.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는 지난 15일 9개 메뉴 가격을 일제히 1900원씩 올려 대표 메뉴인 고추바사삭은 2만원에 육박했다. 파파이스 역시 지난 15일 치킨, 샌드위치, 디저트, 음료 등의 가격을 평균 4% 올렸고 KFC는 배달 메뉴를 100∼800원씩 더 받고 있다.

5월에는 햄버거와 피자 등도 가격 인상 대열에 동참한다. 맥도날드는 5월2일부터 16개 메뉴 가격을 평균 2.8% 올린다. 버거 단품 중 햄버거, 치즈버거, 더블 치즈버거, 트리플 치즈버거는 100원씩, 불고기 버거는 300원, 에그 불고기 버거는 400원씩 각각 인상한다. 피자헛도 5월2일부터 갈릭버터쉬림프, 치즈킹 등 프리미엄 메뉴 가격을 올린다. 고피자는 지난달 피자 단품 가격을 1000원씩 올려 페퍼로니 피자를 8900원(매장 기준)에 판매하고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음식에 들어가는 식재료비가 너무 올랐고 인건비 등 부대비용도 크게 뛰어 불가피하게 제품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직장인 최모씨(43)는 “아무리 고물가 시대라고 하지만 이때다 싶어 한꺼번에 가격을 올리다니 너무한 것 아니냐”면서 “집에서 해먹기도 부담스럽고, 밖에서 사먹기도 버거운 요즘 앞으로 또 얼마나 물가가 치솟을지 한숨만 나온다”고 했다.

경향신문

연합뉴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국회의원 선거 결과, 민심 변화를 지도로 확인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