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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알리·테무만 믿을 수 없다" 한진, 3년새 해외 법인 1.5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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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한진 해외 법인 현황/그래픽=이지혜


한진이 최근 수년 사이 해외 영업망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특히 신흥시장인 동남아시아를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택배 시장에서 한진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는 데다 택배 사업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해외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물류 업계에 따르면 한진은 2021년말 11개였던 해외 법인을 올해 말까지 17개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달 기준 10개국 14개 법인까지 확장한 한진이 올해 안에 3개 법인 설립을 마치면 3년만에 해외 법인 숫자는 1.5배 성장하게 된다. 한진은 법인과 지점, 사무소를 포함해 현재 기준 18개국 37개 거점을 두고 있는데 같은 기간 22개국 42개 거점으로 영업망을 늘린다.

한진이 국내 택배 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지면서 글로벌 사업으로 눈을 돌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진은 과거 CJ대한통운에 이어 택배 업계 2위로 꼽혔으나 2019년 롯데그룹 통합물류법인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출범한 이후 3위로 밀려났다. 또 쿠팡이 자체 배송으로 전환한 뒤 단숨에 택배 시장 2위 자리까지 성장하면서 한진은 택배 시장에서는 4위로 하락했다.

여기에 국내 택배 시장 수익성이 답보 상태에 있는 것도 영향을 끼쳤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2022년 평균 택배 단가는 박스당 2351원이다. 택배 평균 단가는 2012년 2506원을 기록했으나 2013년 2475원으로 떨어진 이후 2500원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택배 산업 초기였던 1990년 약 7000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70% 가까이 하락했다. 업체 간 가격 인하 경쟁이 낮은 단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배송시간 감축 등 배송 서비스 향상을 위한 투자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풀필먼트(상품보관·배송·설치·시공 등 물류의 전 과정을 대행) 시스템, 정시 배송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물류 거점을 확보하고 설비를 투자해야 한다. 한진의 경우 올해 초 문을 연 대전 스마트 메가 허브 터미널에만 2850억원을 투자했다. 낮은 배송 단가와 투자 비용 지출 등으로 인해 한진의 지난해 택배 부문 영업이익률은 1.9%에 불과했다.

택배 업계 관계자는 "택배 물동량이 매년 성장세에 있기는 하지만 과거와 같은 성장 속도는 아닌 데다가 낮은 단가로 인해 업계 전반의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알리, 테무 등 중국발 이커머스가 한진을 비롯한 택배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긴 했지만 수익 개선에는 한계가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국내로 들어오는 테무 물량이 2400만~3600만 박스가량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테무의 메인 택배사인 한진은 이중 70%인 1700만~2500만 박스가량을 유치할 계획인데 이는 한진 전체 택배 매출액의 3~4%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중국계 이커머스가 과거 쿠팡의 사례처럼 자체 배송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여전히 있다.

한진이 해외 거점을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연결 기준 전체 매출에서 글로벌 사업 비중은 2020년 11.1%에서 2021년 14.9%로 성장했고 2022년에는 16.2%까지 확대됐다. 한진은 올해 태국 거점 등 글로벌 영업망을 강화해 글로벌 사업 비중을 키워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한진은 신흥 생산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 동남아로 유통되는 공산품의 주요 생산기지인 태국을 활용해 동남아 지역 물류 서클 체인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한진의 글로벌 사업 영업이익률은 3% 수준으로 국내 택배 산업보다 소폭 높은 수준인데 물류망이 구축되면 영업이익률을 더욱 개선할 수 있다는 셈법도 깔려있다. 한진 관계자는 "신규 시장에 진출해 몸집을 키우고 운송망 등 네트워크를 효율화해 수익성을 끌어올려 글로벌 사업을 안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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