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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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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에 우파 바람 일으키자'… 이탈리아 총리, 유럽의회 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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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직 불가'지만... 정당 득표율 상승 전략
"유럽에서도 좌파를 야당으로 몰아내야"
한국일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28일 이탈리아 페스카라에서 열린 이탈리아형제당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페스카라=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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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극우 성향 정당 이탈리아형제당(Fratelli d'Italia·FdI) 대표인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오는 6월 6~9일 진행되는 유럽연합(EU) 의회 선거(이하 유럽의회 선거)에 출마한다.

EU 규정상 이탈리아 총리를 지내며 EU 의원을 겸할 수는 없다. 그러나 '당의 얼굴'로 나서 FdI에 대한 득표율을 최대한 끌어올린 후, 비례제 원칙에 따라 자신에게 돌아오는 유럽의원직 몫을 다른 후보에게 넘기겠다는 게 그의 계획이다. 무리를 해서까지 출마하려는 건 EU 내에 '우파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서다.

미국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멜로니 총리는 2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동부 해안도시 페스카라에서 열린 당 대회에서 "나는 FdI에 대한 지지를 높이기 위해 현장(유럽의회 선거)에 나서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럽의회 선거는 27개 EU 회원국 시민의 이익을 대표하는 의원을 뽑는 선거로, 각국에서 선출된 의원이 유럽의회 내 정당으로 한데 모이는 구조다. 총 720명의 의원을 뽑는 이번 선거에서 인구 등을 고려해 이탈리아에 할당된 의원 규모는 76명이다. 이탈리아 정당들이 76개의 의석을 놓고 겨룬다는 뜻이다. 멜로니 총리는 "FdI가 이탈리아에서 성취했던 것처럼 유럽에서도 우파 세력을 결집해 다수당을 만듦으로써 좌파를 야당으로 몰아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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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 6~9일 열리는 유럽연합(EU) 의회 선거를 알리는 글자가 부착된 벨기에 브뤼셀 유럽의회 건물 앞으로 27일 사람들이 모여있다. 브뤼셀=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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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I는 이미 선거 국면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 이탈리아 언론 아드크로노스에 따르면 24일 이탈리아 여론조사기관 유로미디어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FdI는 27.2%의 지지율을 얻어 이탈리아 내 정당 중 1위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인지도가 높은 멜로니 총리까지 등판하면 FdI 지지자를 더욱 결집시킬 수 있다.

정부 수반이 유럽의회 선거에 출마하는 사례는 유독 이탈리아에서 자주 나타났다. 2009년 총리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2014년 총리 마테오 렌치 등이 같은 전략을 이미 쓴 적 있다. 국제 컨설팅기업 테네오의 연구책임자인 울팡고 피콜리는 "멜로니 총리의 행동은 뻔뻔한 계산에서 나왔지만 이탈리아 대부분 유권자들은 이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관심을 두지 않을 것"이라고 아일랜드 언론 더저널에 말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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