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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뛰는 삼성 위에 나는 SK하이닉스… HBM이 승패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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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왼쪽부터)삼성전자 평택캠퍼스, SK하이닉스 이천 M16 공장 전경./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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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1년 만에 반도체 사업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비해 약 1조원 적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인공지능(AI) 메모리로 각광 받으며 급성장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부문에서의 실적이 승패를 갈랐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업계 최초로 5세대 HBM(HBM3E) 12단 제품을 양산하며 역전을 노린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30일 열린 2024년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매출 23조1400억원, 영업이익 1조91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DS 부문은 지난해 반도체 업황 악화로 연간 15조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기록했으나, 5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다만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1분기에 영업이익 2조8800억원의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는 점에 비춰보면 삼성 반도체의 반등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시장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HBM3(4세대) 제품과 초기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HBM3E(5세대) 제품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있는 가운데 삼성의 HBM 사업은 아직 본궤도에 오르지 못했다는 평가다.

◇AI 반도체 광풍에 낸드 출혈 멈추고 D램 가격 상승세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반도체 사업 흑자전환의 동력으로 HBM, DDR5 D램을 비롯한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확대 전략이 주효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HBM뿐 아니라 일반 D램과 낸드 가격 상승세도 가팔라지면서 전체 메모리 사업의 수익성이 정상화되고 있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D램 가격이 약 20%, 낸드플래시는 30%대의 상승 폭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메모리 업계 최대 이슈인 HBM이 1분기 실적 개선에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엔비디아와 AMD 등 주요 고객사로부터 HBM3 제품 인증을 따냈지만, 업계에서는 아직 SK하이닉스가 주력 공급업체를 견고하게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했지만 공급 규모 측면에서 SK하이닉스에 밀린다는 분석이다.

증권가는 SK하이닉스의 1분기 HBM 매출이 1조5000억원대에 육박하고, 전체 D램 내 비중이 15~20% 수준까지 올라간 것으로 추정한다. 반면 삼성전자의 HBM 매출액은 아직 비중이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1분기 HBM 시장 점유율은 59%를 달성한 것으로 보이며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37%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 측도 꾸준히 HBM 공급 규모를 늘려나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삼성전자 HBM 공급 규모는 전년보다 3배 이상 늘려가고 있으며, 올해 물량은 이미 고객사들과 협의가 완료된 상태”라며 “하반기 HBM3E로 급격히 전환해 전체 HBM 판매량 중 비중은 3분의 2 이상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차세대 HBM 진검승부…삼성전자 반격 시작한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HBM 시장을 선점해 역전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HBM3E 납품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수익성은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업계 처음으로 개발에 성공한 12단 HBM3E 제품을 2분기에 양산할 예정이며, 연내 엔비디아에 납품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산호세에서 열린 ‘GTC 2024′에서 삼성전자의 12단 HBM3E 샘플에 큰 관심을 보이며 ‘승인(APPROVED)’이라는 서명을 남겼다. 실제 제품이 승인된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양사의 HBM 파트너십 관계가 더욱 공고화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는 “HBM3E는 현재 고객사의 타임라인에 맞춰서 (제조가) 순조롭게 진행중이며 8단 제품의 경우 이미 초기 양산을 시작해 일부 고객사에 시제품을 전달했다”며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3E 12단 제품도 빠르면 올해 2분기 말부터 관련 매출이 발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경쟁력을 바탕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12단 제품에 대한 급격한 수요 증가세에 적기 대응하며 HBM 사업확대를 가속화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민규 기자(durchman@chosunbiz.com);최지희 기자(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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