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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시중銀 ‘인뱅 잘될수록 고객이탈’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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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우리 등 배당·투자수익 높아

소매·기업금융사업 겹쳐 속내 복잡

헤럴드경제

“투자한 인터넷은행이 상장까지 성공해 배당을 받으면 좋겠지만, 그만큼 또 고객을 빼앗기는 거다”(한 시중은행 재무담당자)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참여한 시중은행이 딜레마에 빠졌다. 인터넷은행들이 수년 연속 흑자를 달성하며 본격적으로 투자이익을 거두기 시작했지만, 동시에 고객을 빼앗기고 있어서다. 특히 소매·기업금융에 있어 사업영역이 겹치는 등 인터넷은행 참여를 두고 시중은행의 속내가 복잡한 모습이다.

▶인터넷은행 덕 보는 시중은행들=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해 카카오뱅크 투자로 34억원의 배당수익을 얻었다. 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의 지분 4.88%(2328만7200주)를 보유하고 있는 주주다. 카카오뱅크는 2022년 호실적으로 최초 주당 80원의 배당을 실시했으며, 2023년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주당 150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국민은행의 배당수익도 같은 기간 18억원에서 34억원으로 88% 성장했다.

우리은행도 12.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케이뱅크의 연이은 흑자로 투자수익을 보고 있다. 단 우리은행은 케이뱅크를 연결기준이 아닌 지분법기준 관계기업으로 분류하고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투자손익의 공시 의무가 없다. 케이뱅크의 상장이 성사되고, 우리은행이 케이뱅크에 대한 단순 재무적 투자자의 위치로 입지를 변경하면, 공모가에 따라 수천억원에 달하는 차액을 당기순익으로 챙길 수 있다.

반면 하나은행은 토스뱅크가 아직 연간 흑자를 달성하지 못한 탓에 여전히 지분법손실을 인식 중이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토스뱅크에 대한 하나은행의 지분법손실은 30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토스뱅크는 지난해 분기 흑자를 달성한 데 이어 올해부터 연간 흑자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하나은행의 투자수익이 본격화할 거란 전망이다.

▶인뱅 여신잔액 ‘쑥’...위협 받는 시중은행 딜레마=인터넷은행의 선방으로 이같은 투자 수익이 나타남에도 시중은행의 속내는 복잡하다. 인터넷은행 3사가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고, 대출규모를 성장시켜 순이익을 많이 낼수록 시중은행의 고객들이 그만큼 빠져나간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의 고위 관계자는 “현재는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의 사업모델이 유사해 공존하는 체계”라며 “인터넷은행 주력사업자로 시중은행이 참여해 추후 배당까지 받는다면 좋겠지만 그 배당은 얼마 되지도 않고, 잘 될수록 고객을 빼앗기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말 총여신 잔액은 38조6737억원으로 전년(27조8877억원) 대비 38% 성장했으며, 케이뱅크의 총여신잔액도 13조8374억원으로 전년(10조7763억원)보다 28% 증가했다. 아직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하지 않은 토스뱅크도 8조6394억원에서 12조4473억원으로 44%나 늘었다. 주담대까지 확대된 ‘대출 갈아타기’ 수요도 금리가 저렴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로 몰리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편 더존비즈온과 함께 제4인터넷은행 더존뱅크 컨소시엄 구성을 준비 중인 신한은행은 계약의 마무리 단계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의 전사적 자원관리(ERP)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더존비즈온과 중소기업·소상공인 특화 인터넷은행을 만들겠다는 게 컨소시엄의 구상이다.

신한은행의 고민도 적지 않다. 더존뱅크가 은행 서비스의 차별성을 꾀해 은행 라이센스를 획득한다 해도, 신한은행의 기업여신과 사업영역이 겹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주주의 의사, 참여 비중, 사업 비전 등 검토할 것들이 많다”며 “실리콘밸리은행이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대출하는 챌린저뱅크였다면, 더존뱅크는 중소기업 특화은행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또 사업 영역이 겹치게 되니 그런 것들이 모두 살펴볼 요소”라고 덧붙였다. 홍승희 기자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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