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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당첨 되면 수억 줍줍” 무순위 청약 열풍 더 거세질까… 서울 분양가 급등에 관심 더욱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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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말 민간아파트 평당 분양가
서울 3787만원, 수도권 2560만원
본청약 보다 뜨거운 ‘줍줍’열기
시세차익 기대감에 수십만명 몰려


매일경제

서울의 한 분양 사업장 펜스에 1순위 마감 감사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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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처음으로 3.3㎡당 3000만원을 돌파했던 서울 아파트값이 1년 사이 24% 이상 더 뛰었다. 원자잿값과 인건비 등으로 공사비가 치솟으면서 가격 상승이 가팔라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분양시장에서 무순위 청약 열기가 본청약을 압도하는 분위기다. 신규 분양 사업장보다 저렴한 첫 분양 당시 가격에 아파트 매입이 가능해 당첨만 되면 수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무순위 청약에 전국에서 수 십 만명이 몰리고 있다.

1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격(공급면적 기준)은 ㎡당 1149만8000원으로, 이는 전월 대비 0.35%, 전년 동월 대비 23.91% 상승한 수치다. 특히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 기준 분양가는 13억원에 달하면서 수요자들의 분양가 부담은 더욱 커졌다.

원자재와 인건비 상승 등의 이유로 서울 아파트 분양가가 상승 곡선을 이어가면서, 3040 실수요자들은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최근 진행된 ‘세종 한신더휴 리저브2’ 전용 84㎡ 미계약 1가구 무순위 청약에 24만7718명(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이 지원해 약 25만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018년 12월 진행된 분양 당시 최고 경쟁률(125대1)보다 2000배가량 높은 수치다.

14가구를 모집했던 서울 강동구 ‘더샵 둔촌포레’ 같은 면적은 2만1429가구가 접수해 1530.64 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앞서 이 단지는 한달 전 진행된 1순위 청약 경쟁률이 평균 93대1에 달했지만 계약 포기 물량이 14가구 나왔다. 오는 11월 입주를 시작하는 후분양 단지로 잔금일까지 자금 조달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더샵 둔촌포레 전용 84㎡ 분양가는 12억9000만~13억6000만원대로, 중도금 대출을 제외하면 현금 4억~5억원가량이 마련돼 있어야 한다.

최근 이 같은 무순위 청약 쏠림 현상이 심화하는 요인은 ‘수 억원대 시세 차익’이 기대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언급한 ‘세종 한신더휴 리저브2’의 2018년 최초 분양가는 3억8500만원인데 비해 현재 시세는 7억원대로 뛰었다. 3억원대 분양가로 자기 자본 부담이 적고 여기에 최소 3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더샵 둔촌포레’ 분양가는 13억원대다. 인근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포레온)의 입주권 시세와 비교할 때 5억~6억원대의 시세차익을 거둘 수있다는 기대감이 팽배하다.

또 무순위 청약은 계약 취소 주택이 아닌 무순위 사후 접수라 전국 어디서나 청약이 가능하다는 점도 한몫했다. 당장 현금 동원이 가능한 자산가들이 전국 각지에서 청약에 나선 것이다.

서울 동작구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도 이달 초 4차 임의공급 청약에서 68가구 모집에 5122명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 75.3대 1을 기록했다. 이 사업장은 지난달까지 3차에 걸친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지만 완판에 실패했다. 원인으로는 고분양가 책정이 지목된다. 이 단지는 작년 9월 첫 분양을 했는데 당시 전용 84㎡ 분양가를 12억~13억원대에 책정했다. 이는 인근 신축급 아파트보다 1억원가량 비싼 수준이다.

미분양 사태가 7개월가량 이어졌지만, 4차 임의공급에서 5000명 넘게 몰리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자잿값, 인건비 등이 오르며 공사비가 상승하고 이런 상황이 분양 가격을 밀어 올리면서 더이상 ‘과하지 않은 분양가’로 인식되고 있다는 게 분양업계의 시각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무순위 청약은 이전 임의공급 때와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면서 “올해 서울 아파트 분양 가격이 계속 오르는 데다 향후 신축 아파트 공급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분양가 상승 추세가 지속하고, 부동산 경기 침체로 공급이 줄 거란 전망이 커지며 입주권과 분양권 거래도 부쩍 늘고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아파트 분양권·입주권 매매 거래량은 1만1006건으로 직전 분기(지난해 10~12월) 9729건보다 13.1%(1277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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