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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총선 이모저모

색깔 바뀐 이재명의 민주당, 운동권 줄고 법조인·노조 출신 약진[총선 당선자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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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조치' 세대에 86·97까지 대거 물갈이
초선 '운동권'은 대부분 86세대 청년 실종
법조인 30명→37명·관료 12명→14명
한국노총 9명… 노조 출신도 대거 입성
한국일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12일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당선자들과 함께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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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10 총선에서 처음 공천권을 행사했다. 공천 과정에서 '비명횡사' 논란이 벌어졌고, 실제 민주당과 더불어민주연합 당선자 175명 중 73명(41.7%)이 초선일 정도로 물갈이가 대폭 이뤄졌다. 이들의 면면을 분석한 결과, 이른바 '586 운동권' 출신이 2020년 총선에 비해 줄었다. 60대로 진입하기 시작한 '86세대' 후퇴가 수치로도 확인됐다. 대신 변호사와 경제관료 등 전문가 비중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재명 민주당'의 달라진 면면이다.

86세대 나간 자리, 그대로 86세대가 채웠다

한국일보

그래픽=송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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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가 30일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민주연합 22대 총선 당선자 175명을 분석한 결과, 총학생회 등의 경력이 있거나 공보물, 책 등에서 학생운동을 한 경험이 있다고 밝힌 당선자는 70명이다. 2020년 총선 당시(민주당, 더불어시민당) 180명 중 83명에 달했는데, 10명 이상 줄어들었다.

1987년 6월 항쟁 당시 연세대 총학생회장이었던 우상호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고,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의장 출신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한양대에서 함께 학생운동을 했던 홍익표 원내대표는 험지에서 고배를 마셨다. 전대협 출신 기동민(성균관대 총학생회장), 최종윤(전대협 사무국장) 의원과 전대협 의장이었던 송갑석 의원 등 전남대, 조선대 총학생회장 출신 호남 지역구 현역의원 4명은 공천조차 받지 못했다. '긴급조치' 세대로 탈당까지 한 설훈 홍영표 의원을 비롯해 ‘97세대’인 박용진, 강병원 의원 등도 22대 국회에서는 볼 수 없다.
한국일보

그래픽=송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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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 의원 중 학생운동 경력 의원 비중도 줄었다. 2020년 총선 당시에는 83명 중 27명이 학생운동을 했고, 이 중 10명은 총학생회장 출신이다. 당시 30대였던 장경태(서울시립대 총학생회장), 20대였던 전용기(한양대 에리카 총학생회장) 의원 등 청년 정치인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초선 73명 중 21명만이 학생운동 경력이 있고, 대부분이 86세대다. 86세대의 퇴진이 '운동권 그룹'의 세대교체로는 이어지지 못한 것이다. 초선 가운데 총학생회장 출신은 이기헌(경희대 총학생회장), 조계원(성균관대 총학생회장) 당선자 정도인데, 둘 다 1960년대생이다. 연세대에서 '삼민투' 위원장을 했던 박선원, 전대협에서 활동했던 이연희 당선자도 86세대로 구분된다.

법조인·경제관료 늘어난 이재명 민주당

한국일보

그래픽=송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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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권 출신의 빈자리에는 이 대표와 같은 법조인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변호사 출신 당선자는 2020년 총선 당시 30명에서 이번에는 37명으로 증가했다. 검찰 출신은 6명에서 8명으로 늘었다. 판사 출신은 이탄희 이수진(동작) 의원이 빠지고 추미애 박희승 당선자가 입성하면서 6명으로 유지됐다.

다만 초선 법조인은 오히려 줄었다. 2020년 총선 당시 법조인 30명 중 17명이 초선이었는데, 이번에는 13명이다. 초선 중 5명이 검사 출신인데, 이 중 4명은 이른바 ‘대장동 변호사’로 불리는 양부남 박균택 김기표 이건태 당선자로 모두 수도권·호남에서 공천을 받았다. 서울중앙지검장 출신 이성윤 당선자도 전북 전주을에서 배지를 달았다.

보건의료인과 회계사 등 다른 전문가 집단은 2020년 총선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줄었다. 의사, 치과의사 출신 의원은 21대와 22대 모두 3명으로 동일한데 그 면면(신동근 신현영 이용빈의원→전현희 차지호 김윤 당선자)은 모두 바뀌었다. 약사 출신 의원 중에서는 서영석 의원만 재선에 성공했다.

관료 출신 당선자는 12명에서 14명으로 늘었다. 특히 경제관료의 약진이 눈에 띈다. 21대 국회에서는 기획재정부 출신 의원이 김진표 국회의장뿐이었는데, 22대에는 불출마한 김 의장 대신 안도걸(전 차관) 조인철(전 광주 부시장) 당선자가 국회에 입성했다. 국토교통부 출신은 맹성규(전 차관) 정일영(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의원 등 현역 2명에 영입인재인 손명수 전 차관까지 3명으로 늘었다. 여기다 국세청 차장 출신 임광현 당선자도 합류한다.

시민사회단체 출신은 줄었지만, 노동조합 출신은 늘었다. 시민단체 출신 당선자는 2020년 39명에서 이번에는 31명으로 8명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양대노조' 출신은 6명에서 11명(진보당 몫 민주연합 당선자 2명 포함)으로 늘었다. 민주연합 공동대표를 맡은 백승아(전 교사노조연맹 사무처장) 당선자와 박홍배(전 금융노조 위원장) 당선자는 비례대표로, 박해철(전 공공노련 위원장) 당선자는 지역구에서 당선됐다. 민주노총에서는 김현정(전 사무금융노조 위원장), 노종면(전 YTN노조위원장) 당선자를 배출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박선윤 인턴 기자 bsy568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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