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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AI, 미디어, 전기차 충전…‘탈통신’ 사활 건 통신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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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서울 용산구 전자상가 일대 이동통신 유통점 모습.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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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3사가 ‘탈통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선 인공지능(AI) 기술을 앞세워 플랫폼·미디어·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로의 사업 영역 확장에 부쩍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다만 이런 새로운 사업들이 얼마나 수익을 낼 지가 관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일 한겨레가 통신업계의 신사업 전략을 취합한 결과, 올해 산업 전반에 인공지능 기술 적용 흐름이 확산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통신 이외의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이동통신사들의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본업인 네트워크 서비스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사업 활로를 모색하는 방향이다.



지난해 ‘에이아이 컴퍼니’(AI Company)로의 전환을 선포한 에스케이텔레콤(SKT)은 오는 6월 통신업에 특화된 ‘텔코 거대언어모델(LLM·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해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생성하는 인공지능)’을 내놓고 통신업계 상담센터 플랫폼 구축 등 기업시장(B2B)을 노릴 계획이다. 이 회사의 인공지능 모델은 통신사만이 가질 수 있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다른 빅테크들의 인공지능 모델과 차별점이 있다.



회사 쪽은 “오픈에이아이·앤트로픽 등과 협력해 통신사의 서비스나 상품, 멤버십 혜택, 고객 상담 패턴 등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선별해 이를 자체 모델인 에이닷엑스(A.X) 등에 학습시킴으로써 통신 특화 거대언어모델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기업용 인공지능 개발·운용 패키지인 ‘인텔리전스 플랫폼’도 제작해 글로벌 통신사 등 유사한 업무특성을 가진 기업들에게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의 입지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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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티(KT)도 ‘인공지능 정보통신기술(AICT)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한 터다. 최근 이 회사는 통신과 인공지능에 이어 미디어 사업을 3대 핵심 사업으로 정하고, 그룹사 사이의 ‘시너지’를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달 29일 케이티는 미디어·콘텐츠 분야 계열사 12곳과 함께 ‘인공지능 전환’에 나서 지난해 3조7828억원 수준이던 그룹 내 미디어·콘텐츠 매출을 2025년까지 5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일찌감치 ‘플랫폼 사업자’로의 전환을 강조해 온 엘지유플러스는 최근 전기차 충전 플랫폼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29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엘지유플러스와 카카오모빌리티의 전기차 충전 합작회사 설립을 승인하면서, 모빌리티 플랫폼 카카오 티(T)와 엘지유플러스의 전기차 충전소 검색·예약 플랫폼 볼트업 서비스가 연동될 전망이다.



이 같은 ‘탈통신’ 전략의 바탕에는 통신 가입자 포화 상태로 성장세가 둔화한 통신 시장에서 장기적으로 통신 분야 이익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자리한다. 지난해 통신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4조4008억원으로, 지난해 4조3834억원에서 0.4% 늘어나는 데 그쳐 이익 성장세는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가계 통신비 인하 압박, 장기 고객 할인 등으로 통신 서비스에서는 장기적으로 이익을 더 늘리기 어렵다고 판단해 향후 ‘탈통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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