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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나경원·윤상현에 유승민·안철수도… 판 커진 與 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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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류·수도권, 속속 출마 의사

국민의힘이 당대표 선출 전당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면서 당대표 도전 의사를 가진 인사들이 속속 출마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인물난에 시달리는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 분위기와는 대조적이다. 특히 작년 3·8 전당대회 때 이른바 ‘윤심’에 밀려 당대표 도전을 접었거나 낙선한 비주류 인사들은 물론 수도권 초·재선 의원들도 출마 의지를 보이고 있다.

조선일보

(왼쪽부터)김태호, 나경원, 안철수, 유승민, 윤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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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1일 CBS라디오에서 전당대회 출마 여부와 관련해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늘 이 나라를 위해서 제대로 된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보수 정당이 총선 3연패를 했는데 지는 데 너무 익숙해졌다”며 이렇게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작년 전당대회를 앞두고 국민의힘이 당대표 선출 규칙을 ‘당원 투표 70%, 여론조사 30%’에서 ‘당원 투표 100%’로 바꾸자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유 전 의원은 이후 이렇다 할 활동을 하지 않았고 이번 총선 때도 공천을 신청하지 않았다.

그런 유 전 의원은 이번 총선 막판에 개인 자격으로 수도권 험지에 출마한 후보들을 찾아 지원 유세를 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의원은 이날 “지난 2월 중순쯤 공천관리위원장이 저와 친한 중진 정치인을 통해 경기 수원에 출마해 수도권 선거를 이끌어주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당이 원한다면 그럴 생각이 있었다”며 “(중진 정치인에게) 공천위원장한테 가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오케이하면 내가 (수원에 출마)하겠다’고 (전해달라고) 했는데 아무 연락이 없었다”고 했다.

이번 총선에서 4선에 성공한 안철수(경기 성남분당갑) 의원은 BBS라디오에서 당대표 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지금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게 정답”이라면서도 ‘전당대회 룰에 민심이 반영되면 나서 볼 생각이냐’는 물음에는 “그럴 수 있다”고 답했다. 안 의원은 작년 당대표 경선에 출마했으나 김기현 전 대표에게 밀려 2위를 했다. 당시 대통령실은 안 의원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견제했다. 그러나 안 의원은 당대표 선출 규칙과 관련해 “5대5(당원 투표 50%, 여론조사 50%)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번 총선에서 5선 고지에 오른 나경원(서울 동작을) 당선자도 SBS라디오에서 “제가 정말 당대표를 하고 싶다면 제 의지대로 판단해서 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치권 일각에서 자기와 친윤 핵심 이철규 의원의 연대설이 거론된 데 대해 “진짜 기분 나쁘다. 굉장한 고약한 프레임”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나 당선자는 작년 전당대회를 앞두고 50명 가까운 친윤계 초선 의원들이 당대표 불출마를 요구하는 연판장을 돌리는 등 공격을 받았다.

최근 국민의힘 혁신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해 온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의원도 KBS라디오에서 “(차기 당대표는) 수도권 중도로서 외연을 확장하는 가능성, 비전을 제시하는 대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 때 5선에 성공한 윤 의원을 두고 국민의힘 일각에선 ‘수도권 원내대표론’을 거론한다. 하지만 윤 의원 주변에선 “당의 체질을 고치기 위해 당대표 출마를 권유하는 흐름이 강하다”는 말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서울의 배현진·조정훈 의원과 김재섭 당선자도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훈 전 위원장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도 당대표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친윤계에선 5선에 성공한 권성동·권영세 의원 등의 출마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영남권에선 지역구를 옮기고도 4선에 성공한 김태호(경남 양산을) 의원과, 윤재옥(대구 달서을) 원내대표의 당대표 출마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총선에서 진 탓에, 차기 당대표 경선에서 비주류 그룹이 주류 그룹에 거세게 도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양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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