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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4대 금융, 부동산 PF 위험노출 33兆 육박… 사업장 ‘옥석 가리기’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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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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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4대 금융그룹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33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3개월 만에 약 1조원 감소했지만 부동산 PF발(發) 부실 위험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금융 당국이 본격적으로 PF 시장 정리에 나설 계획인 만큼 올해 하반기부터 금융그룹의 부동산 PF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2일 각 금융지주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그룹의 올해 3월 말 기준 부동산 PF 익스포저는 32조9270억원으로 집계됐다. KB금융지주가 13조4000억원으로 부동산 PF 익스포저가 가장 컸다. 이어 신한금융지주 8조9270억원, 하나금융지주 6조9000억원, 우리금융지주 3조7000억원 순이었다.

익스포저는 특정 금융회사나 사업과 연관된 금액이 어느 정도인가를 뜻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익스포저가 크다는 것은 관련 금융회사나 사업에 관해 손실 발생 가능한 금액이 크다는 의미다.

금융지주의 부동산 PF 익스포저는 불과 3개월 전보다 1조20억원 줄어들었다. 지난해 말 4대 금융지주의 부동산 PF 익스포저는 33조9290억원이었다. 익스포저가 줄어든 것은 금융지주 산하 은행, 보험, 증권, 캐피탈 등이 재구조화 등을 통해 부동산 PF 사업장 정리에 나섰거나 분양을 끝내고 사업을 종료한 영향인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익스포저 감소 규모가 금액으로는 조(兆) 단위이지만, 전체 규모로 봤을 때는 2.9% 줄어든 것에 불과해 여전히 금융그룹의 부동산 PF 위험 노출 규모는 큰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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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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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부터 금융지주의 부동산 PF 익스포저에 본격적인 변동이 생길 전망이다. 금융 당국이 이달 부동산 PF 사업장의 옥석 가리기에 돌입하면서 적극적으로 PF 사업장 정리에 나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5월 둘째주에 PF 정상화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 관계자는 “5월 10일쯤 PF 정상화 방안을 발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PF 정상화 방안에는 정상 사업장에 대한 자금 공급을 유도하는 방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 당국은 은행과 보험사가 부동산 PF 사업장에 신규 자금을 투입해 재구조화 등에 나설 경우 해당 투자금에 대해 별도로 건전성 분류를 ‘정상’으로 해주고, 자기자본의 100%로 묶여 있는 유가증권 투자 한도도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금융 당국은 또한 부실 사업장에 대해서는 매각·재구조화 등 정리 작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부실 사업장의 토지 가격이 내려야 새로운 PF 사업이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금융 당국은 PF 사업성 평가 방식을 세분화해 경·공매를 유도할 방침이다. 특히 올해 하반기 중에는 ‘양호-보통-악화우려-회수의문’으로 분류되는 사업성 평가 단계 중 회수의문 단계의 사업장에 대해서는 부실 정리 또는 사업 재구조화 계획을 제출받아 이행 상황을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 당국이 5월에 부동산 PF 정리 방안을 발표한다고 해서 곧바로 PF 사업장이 정상화되거나 정리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당국의 시장 정리 압박이 강해지면서 하반기부터는 PF 사업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국이 발표하는 정상화 방안에 포함돼 있는 인센티브에 따라 다르겠지만 은행들이 어느 정도 PF 사업장에 신규 자금을 투입할 것으로 보이며, 지주 산하 증권사나 캐피탈, 저축은행들도 부실 사업장 정리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덧붙였다.

김유진 기자(bridg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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