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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이슈 [연재] 아시아경제 '과학을읽다'

[과학을읽다]맞춤형 암 치료, 암백신이 앞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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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특정 암세포를 공격하는 차세대 암백신 개발

암세포를 직접 파괴하는 항암제와는 다르게 면역시스템을 강화해 특정 암세포를 공격하는 차세대 암백신이 우리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아시아경제

DNA 오리가미 기반의 백신 작용 원리를 보여주는 그림. 3차원 사각 블록 구조체(흰색 구조물)의 한쪽 면에는 CpG 면역증강제(녹색 리본)가 일정한 간격으로 유도되었고, 다른 쪽 면에는 항원(하늘색)이 도입되어 암 백신으로 개발됐다. 암 백신의 표면에 일정한 간격으로 유도된 CpG 분자들은 항원제시세포(Antigen-presenting cell)와 효과적으로 결합하여 뛰어난 암 백신 효능을 나타낸다. 그림=K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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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오상록) 의약소재연구센터 류주희 박사팀은 미국 보스턴의 다나파버 암 연구소(DFCI) 및 하버드 비스 연구소(Wyss Institute)와 협력해 DNA 오리가미 기술을 활용한 암 백신 ‘도리백(DoriVac)’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도리백(DNA origami-based Vaccine)은 기존의 항원과 면역증강제를 동시 전달하는 암 백신 전략을 확장해 면역증강제인 CpG의 공간 배열을 정밀하게 조절한 차세대 암 백신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은 인체의 면역체계에 항원(코로나 바이러스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노출시켜 면역력이 생기도록 하여, 실제 코로나 바이러스 침투 시 면역체계가 스파이크 단백질을 공격하여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도록 도와준다. 암 백신도 비슷한 원리로 우리의 면역체계가 암세포 특유의 항원을 식별하고 해당 항원을 공격포인트로 하여 암을 죽이는 치료제다. 보통 암 항원과 면역증강제로 구성된다.

암 백신은 환자의 개별적인 항원을 고려한 맞춤형 치료를 제공할 수 있지만, 특정 암종이나 환자의 면역 상태에 따라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고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면역증강제의 사용을 최소화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암 백신 개발을 위해 DNA 오리가미 기술로 면역증강제인 CpG를 DNA 나노구조체 표면에 최적의 공간 배열로 배치했다. DNA 오리가미 기술은 DNA 분자를 마치 종이처럼 접어 다양한 형태를 만들 수 있으며 나노미터(nm, 10억분의 1미터) 단위에서도 구조를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해 DNA 나노구조체 표면에 CpG 분자들을 2.5~7nm 간격으로 정밀하게 배열했으며, 세포 실험 결과 3.5nm 간격일 때 암 면역 치료 효과가 가장 높았다.

이번 연구는 미국 보스턴에 설립된 KIST-DFCI 현지랩에서 2016년부터 수행된 공동연구를 통해 성과를 냈다. 글로벌 공동 연구팀은 ‘도리나노(DoriNano Inc)’를 보스턴에서 공동 창업해 도리백 상용화를 위한 임상 시험도 추진하고 있다. 향후 면역관문억제제 등 다른 면역 시스템을 활용하는 암 치료 방법과의 병용을 통해 암 치료 및 재발 방지 효과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KIST 류주희 박사는 "도리백의 개발은 나노기술과 암 면역 치료 기술이 융합된 중요한 발전이며, 이는 암 치료뿐만 아니라 다양한 질병에 대한 면역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KIST 주요사업과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21A0504L1)으로 수행됐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Nature Nanotechnology」 (IF 38.3, JCR 분야 상위 1.4%) 최신 호에 온라인 게재됐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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