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케이씨씨의 허웅(오른쪽)이 1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남자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동생인 수원 케이티의 허훈의 수비를 피해 드리블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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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대통령’ 허재의 두 아들 허웅(30·부산 케이씨씨), 허훈(28·수원 케이티) 형제의 대결이 절정을 향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막을 올려 3차전까지 치른 2023∼2024 남자프로농구(KBL) 챔피언결정전(챔프전·7승4선승제)에서 부산 케이씨씨(KCC)가 수원 케이티(KT)에 시리즈 2승1패를 거두며 최종 우승 확률 69.2%를 잡았다.
1차전에서 케이씨씨가 10명의 선수를 모두 10분 이상 30분 미만 출전시키는 ‘슈퍼 로테이션’ 전략으로 90-73 대승을 거둔 데 이어, 2차전에선 케이티가 정규리그 득점왕 배스의 36득점을 앞세워 101-97로 승리하며 시리즈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1일 펼쳐진 3차전에서 경기 종료 3.2초 전 허웅의 자유투 성공에 힘입은 케이씨씨가 3점 차(92-89) 신승을 거두며 다시 한 걸음 앞서 나갔다.
이번 챔프전은 ‘허씨 형제’의 맞대결로 시작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각각 2014∼2015, 2017∼2018시즌에 프로 데뷔한 허웅과 허훈이 나란히 챔프전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대에 부응하듯 허웅·허훈 형제는 1∼3차전 내내 마음껏 활약하고 있다.
형 허웅은 1차전에서 송교창과 함께 팀에서 가장 많은 17점을 올려 승리를 이끌었고, 팀이 패한 2차전에서도 16점을 넣었다. 이어 3차전에서 3점슛 3개 등 역시 팀에서 가장 많은 26점을 넣었고, 경기 종료 직전 상대 반칙을 이끌어낸 뒤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하며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동생 허훈은 플레이오프 때부터 허벅지와 발목에 부상이 있었지만 챔프전 내내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1차전에선 23분 가량만 뛰면서도 12점 4도움을 기록했고, 2차전에 4쿼터를 모두 소화하며 22점 10도움으로 ‘더블 더블’을 올렸다. 체력이 부치면 벤치에 교체 신호를 보내기로 했던 3차전에서도 40분을 쉬지 않고 뛰며, 두 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37점을 폭발했다. 이는 역대 챔프전 국내 선수 한 경기 최다득점 공동 2위 기록이다.
두 형제가 불러모은 관심은 수치로도 나타난다. 3차전이 열린 1일 부산 사직체육관에는 공식 집계 기준 1만496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프로농구 한 경기 관중이 1만 명을 넘긴 것은 2012년 이후 12년 만이다.
허웅은 3차전 뒤 “(2·3차전) 80분을 뛴 건 ‘리스펙트’(존경)한다. ‘넘버원 포인트가드’란 수식어가 붙는 이유가 있다”고 동생을 추켜올렸다. 이어 “농구 붐이 다시 일어난 것 같아서 기분이 무척 좋다. 제가 농구를 보던 ‘꼬맹이’였을 때와 같은 농구 열기가 제가 선수로 뛰는 지금 돌아온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며 웃었다.
두 형제의 챔프전 네 번째 맞대결은 3일 저녁 7시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다. 전창진 케이씨씨 감독은 그동안 에피스톨라가 도맡던 허훈 수비에 변화를 줄 거라고 예고했고, 송영진 케이티 감독은 허훈의 체력 관리를 잘 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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